[사설] 긴 추석 연휴, 우리 농축수산물 소비 배려해야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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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1   |  발행일 2017-09-21 제31면   |  수정 2017-09-21

최장 10일간의 사상 최장 추석연휴 단대목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농축수산물에 대한 활황을 고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농촌이나 도시의 상황은 양쪽 모두 녹록하지 않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올 추석 대목은 상당히 위축돼 있다. 더구나 안동·문경·예천·청송을 비롯해 경북 북부지역은 지난 19일 잠시 쏟아진 우박으로 사과·콩·오미자 등 작물의 1년 농사를 망친 농민이 많아 농심이 우울하다. 도시 소비자들은 장보기가 겁난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폭염에 이은 장마로 채소 출하량이 줄면서 배추·호박·시금치 등 대다수 채소류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농민도 도시민도 편안하지 못한 연휴를 앞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를 통해 우리 농축수산물에 대한 지혜로운 소비를 당부했다. 이 총리는 “국민들께서 추석 선물을 준비하면서 청탁금지법을 잘 몰라 우리 농축수산물의 구매를 꺼리는 일이 많다고 들었다”면서 “부정한 청탁과 과도한 접대를 없애 우리 사회를 맑고 밝게 만들면서도 농어민과 음식업자 등 서민들의 살림을 위축시키지는 않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고 관계 부처에 청탁금지법의 오해에 따른 지나친 경기위축이 생기지 않도록 지시했다. 시의적절하고 합당한 조치다.

이 총리의 지적대로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농축수산물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 우리 농축수산물의 내수 부진 개선과 같은 문제는 중요한 사안이다. 더구나 국민들의 관심과 실천에 의해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국민에게는 조선시대 ‘향약’의 4대 강목 중 하나인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앞선 정신이 계승돼 있다. 주변의 어려움과 고통에 동참해 도와주는 고귀한 자세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또한 긴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가족간 모처럼 하는 해외여행도 괜찮지만 가능하면 가까운 농어촌지역을 찾아 체험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우리나라 지자체마다 알차고 즐거운 프로그램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추석연휴 명절증후군을 털어낼 여행지로 경북지역 농촌전통 테마마을과 농촌 교육농장을 추천하고 있다. 이런 곳은 휴양은 물론 가족이 함께 오감만족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비용도 절감하면서 우리 고유의 먹거리와 즐길거리에 젖어보는 남다른 지혜를 발휘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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