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간암…“만성 간질환자는 6개월마다 간초음파 검사받아야”

  • 임호
  • |
  • 입력 2017-09-19 07:47  |  수정 2017-09-19 07:47  |  발행일 2017-09-19 제19면
평균 생존기간 16개월 재발률 높아…1년에 1만2천명 사망
악성종양의 90% 정도는 간세포암 ‘만성B형간염’이 주원인
고위험군 판정되면 초음파·CT·조직·혈액검사 번갈아 시행
수술·이식 등 치료받기 위해선 금주·운동·식습관관리 중요
침묵의 간암…“만성 간질환자는 6개월마다 간초음파 검사받아야”

천수를 누리며 건강하게 사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이다. 그러나 이를 위협하는 질환 중 간암은 압도적으로 위험하다. 간암으로만 1년에 무려 1만2천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다.

간암은 평균 생존기간이 불과 16개월밖에 되지 않는 치료가 쉽지 않은 질병이다. 치료가 잘 됐더라도 재발률이 절반 이상일 정도로 위험한 암이다. 이렇게 심각한 질환임은 분명하지만 최근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영상의학의 발달로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고 조기에 치료를 받으면 완치도 가능하다. 그러나 간은 침묵의 장기로 소리 없이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간암은 간에 발생한 악성 종양을 뜻한다. 간에는 간세포·담관세포·혈관세포 등 다양한 세포들이 있으며, 이런 세포들이 악성화되면서 암으로 발전한다. 예를 들면 간세포가 악성화되면 간세포암, 담관세포가 악성화되면 담관세포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간에 발생하는 전체 악성 종양의 90% 정도가 간세포암이라는 것이다. 간암은 대부분 만성간질환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그중 만성B형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간암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암의 약 70%가 만성B형간염에서 발생한다. 만성C형간염이나 알코올성간경화(간경변)도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며, B형 또는 C형간염은 전자현미경으로나 관찰이 가능할 정도의 미세한 바이러스가 간세포에 감염되어 발생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이 B형간염 바이러스와 인연을 맺은 것이 적어도 3천년에서 10만년 전이라 한다. 최근 반세기 동안 B형간염과 C형간염에 대해 많은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서 정밀 진단법과 예방법이 개발됐고 항바이러스제가 치료에 적극 이용되고 있다.

간암은 영상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는 6개월마다 간초음파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간초음파 검사는 비교적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영상 검사지만 정확도는 다소 떨어진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CT와 MRI 등의 첨단 영상장비는 1㎝ 크기의 콩만 한 작은 간암까지도 진단이 가능하다.

크기가 너무 작아서 진단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는 3개월마다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변화를 관찰하며, 영상검사로 확실히 진단되지 않는 경우에는 조직 검사를 시행해 진단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간암은 조기 진단이 가능한 질병이다. 특히 만성B형간염 환자는 간암 발생위험도를 맞춤형으로 계산해낼 수 있어서 혈액 검사 결과로 개별 환자의 위험도 추정이 가능하다.

만성C형간염과 알코올성간경화 환자도 간암 발생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기검사 대상이다. 고위험군으로 판정되면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와 암표지자 혈액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간경화 환자들은 초음파 검사와 CT 검사를 번갈아 하기도 한다.

간암 치료법은 다양하며 적절한 정기검진으로 초기에 발견되면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법으로는 수술·고주파소작술·간동맥화학색전술·토모테라피(방사선치료)·간이식·항암치료 등이 있다. 각 치료는 장단점과 제한점이 있고 비용도 다르기 때문에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법의 선택은 종양 크기와 개수, 혈관침범 여부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이와 함께 간 기능이 얼마나 좋은가 하는 것도 치료방침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간 기능이 좋으면 여러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간암 치료는 수술로 종양을 잘라내는 것이다. 수술은 종양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합병증이나 입원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복강경 간절제가 사용되고 있다. 간이식도 확실한 치료법의 하나이며, 간경화를 동시에 치료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건강한 간을 얻어야 가능하다. 간이식을 받은 경우에도 간암이 재발할 수 있고 면역억제제 사용 등 평생 관리가 필요함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간암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전신 상태가 양호해야 하기에 균형적인 영양 섭취·금주·금연·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 영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기류와 채소류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약 복용이 필요한 경우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처방받아야 한다. 술은 간에 손상을 주므로 절대 금주해야 한다. 운동은 근육량을 유지하고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필요하면 A형간염 예방접종을 받고, 가을철에는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간암 환자는 간암 치료 외에 원인 질환의 치료, 즉 B형간염이나 C형간염 치료도 같이 받아야 한다. 국내 간암치료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간암의 특성상 5년 생존율이 20%에 불과하다. 즉, 5명의 간암 환자 중 1명만 5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그 이유는 진단 당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고 치료 후 재발률도 높기 때문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경북지부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