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적으로 본 ‘추한 것’의 이면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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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6   |  발행일 2017-09-16 제16면   |  수정 2017-09-16
문화사적으로 본 ‘추한 것’의 이면
더 어글리//그리첸 E. 헨더슨 지음/ 임상훈 옮김/ 새터/ 376쪽/ 1만9천원

‘추한 것’은 이제 엔터테인먼트가 됐다.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에는 비틀거리며 걷는 좀비가 등장한다. ‘에일리언’에는 인간을 괴롭히는 외계 생물체가 나온다. 이들의 괴상한 생김새는 이들이 나오는 영화, 드라마를 즐기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추(醜)’의 다양한 면모를 문화사적으로 접근한다. 저자는 ‘추한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한다. 중세시대 미녀가 된 야수 라그넬 부인, 빅토리아 시대 세상에서 가장 추한 여인으로 알려졌던 줄리아 파스트라나 등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추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정립되어 왔는지를 살핀다. 집단으로의 추는 어떤 집단을 소외시키는 수단이었다. 1881년 미국 시카고에서 만든 법률은 질병이 있거나 장애가 있고 기형이어서 흉한 사람들은 길거리, 공공장소에 스스로를 노출시켜선 안되고 벌금까지 내야 하는 ‘추한 법률’도 있었다. 이 법은 집행의 어려움이 있는데도 어떤 이유에선지 20세기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볼 때 ‘괴물 같다’ ‘시들었다’ 등의 이름으로 분류된 문화 집단들은 어느 정도 두려움에 의해 추해진 집단들이었다”며 “다른 맥락에서도 이들이 과연 추한지 재고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각, 청각 등과 관련된 미술, 음악, 패션 등에서도 기존에 인정받은 것과 다를 경우 추한 것이었다. 결국 대중의 인기를 얻은 재즈와 로큰롤이 전통적인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는 추한 것으로 간주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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