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앙된 美 “중·러가 도발 조장…원유공급 중단 등 직접행동 나서야”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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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6   |  발행일 2017-09-16 제3면   |  수정 2017-09-16
日 “北, 이대론 미래없다” 맹비난
中 “발사 반대” 원론적 입장 반복
격앙된 美 “중·러가 도발 조장…원유공급 중단 등 직접행동 나서야”

북한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결의 사흘 만인 15일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 측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각) 태평양사령부를 비롯해 이례적으로 국방부까지 나서 북한 미사일을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평가한 초기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도발을 방치하거나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중국은 북한 원유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고, 러시아는 북한 강제노동의 최대 고용인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스스로 직접 행동을 함으로써 이런 무모한 미사일 발사를 참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 원유공급 전면중단이 유엔 안보리 제재안에 담기지 못한 탓에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임과 동시에, 유엔 안보리가 지난 11일 대북 유류공급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철저하게 준수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도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날 북한 탄도미사일이 또다시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자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성토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감지하자마자 신속하게 대응했다. 발사 3분 뒤인 오전 7시쯤 관련 정보가 자동 전파됐다. 홋카이도 등 12개 지역에는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해 달라’는 메시지가 휴대전화나 옥외스피커 등을 통해 전해졌다.

이어 7시7분쯤에는 “미사일이 홋카이도를 통과한 것 같다”는 두 번째 정보가 전달됐다. 도호쿠·조에쓰 신칸센 등 일부 열차 노선이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일부 지역 초·중학교에선 임시휴교를 하거나 등교시간을 늦추기도 했다.

정부 각료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전 7시32분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 대해 가장 강한 말로 규탄한다”고 밝혔고, 이어 오전 8시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회의가 소집됐다.

인도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아베 신조 총리도 “국제사회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짓밟고 북한이 또다시 이러한 폭거를 한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 북한이 도발의 길을 계속하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한국 매체 등을 인용해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만을 전했을 뿐 도발에 대한 의미나 분석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평론을 요구하자 “중국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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