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숙인들 사회적협동조합 창립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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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6  |  수정 2017-09-16 07:05  |  발행일 2017-09-16 제2면
“삶의질 개선·경제적 자립 함께 노력”
친환경먹거리 재배·수제비누 제조
일자리·임대주택 보증금 사업 추진
대구시도 성공모델 위해 지원 방침

“노숙인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깨도록 하겠습니다.”

15일 오후 4시 대구시 동구 신천4동 행복복지센터에서 조금 특별한 단체의 행사가 열렸다. 노숙인들이 모여 만든 ‘거리의친구들 사회적협동조합’이 창립총회를 개최한 것이다.

동대구노숙인쉼터 생활자 및 후원자, 관계기관 직원 등 30여명은 이날 협동조합의 희망찬 첫 출발을 알렸다. 강현구 대구사회적기업협의회장은 축사를 통해 “거리의친구들이 노숙인 자립의 성공적인 모델로 거듭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마냥 순탄하지는 않더라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총회는 정관 및 사업계획·예산 심의, 임원선출 등 순으로 진행했으며 안건이 통과될 때마다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이사장으로 선임된 김수두씨는 노숙생활을 하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룬 노숙인들의 롤모델이다. 김 이사장은 “자립에 대한 의욕은 있지만 방법을 몰라 좌절하는 노숙인들이 많다”며 “이들에게 체계적인 자립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회 일원으로서의 자존감을 심어주는 협동조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조합원은 노숙인 10명을 포함해 총 15명이며, 자립을 원하는 노숙인이라면 누구나 일정 금액의 조합비를 내고 가입할 수 있다. 주요 사업은 공동협동농장 운영을 통한 친환경 먹거리 재배, 수제 비누 및 석고방향제 제조 등 다양하다. 또한 지속적인 자존감 향상 교육을 통해 자립 의지를 높이고, 일자리 알선 및 임대주택 보증금 지원 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총회 이후 협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세미나가 이어졌다. 조부활 대전시 쪽방상담소장과 조기현 다울건설협동조합 이사장은 각각 ‘홈리스의 자립과 지역사회의 역할’ ‘지역사회 취약계층의 자립과 일자리 창출’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대구시도 노숙인 사회적협동조합이 전국적인 성공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김상희 대구시 사회적경제과장은 “노숙인들이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활자립을 이루기 위해 혼자가 아니라 협동조합 방식으로 함께 노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주거·교육·일자리·노인복지 등 생애주기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알리고, 그 역할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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