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응급실 찾는 급성요통 환자 왜 많은가 했더니…

  • 임호
  • |
  • 입력 2017-09-12 07:55  |  수정 2017-09-12 07:55  |  발행일 2017-09-12 제20면
[전문의에게 듣는다] 명절 증후군 없는 추석 보내기
20170912
대구 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
20170912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매년 돌아오는 날이지만 온 가족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명절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벌써부터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이번 추석은 임시공휴일까지 최대 10일간의 황금연휴이기에 여느 때보다 들뜬 분위기다.


장시간 운전시 1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
반복적 상 차리고 치우기…허리에 큰 부담
무거운 상 옮길 땐 두 사람이 함께 들어야
산 오르고 내릴 때는 지팡이·등산화 착용



하지만 늘 긴 명절을 지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몸은 천근만근, 무리해서 생긴 각종 명절증후군으로 한동안 고생을 하는 사람이 많다.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후유증이다. 즉 명절을 지내면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정신적, 육체적 현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명절증후군 없는 건강한 추석을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어깨나 목, 허리, 발목 근육이 지속적으로 자극되고 피로해져 긴장성 근육통이 발생하기 쉽다. 앉아있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2배가 넘는 부담이 허리에 가해지기 때문에 기존 디스크 질환자라면 더욱 위험하다.

운전을 할 때는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 깊이 밀착하고 의자 등받이는 105~110도 정도로 세운다.

머리 높이에 맞게 뒷받침을 조정해 충돌 사고 시 경추 손상을 방지하도록 하고, 허리와 의자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얇은 베개나 허리 보조쿠션을 넣어주면 도움이 된다. 운전석에 앉기 전, 운전 중 1시간에 한 번씩은 허리와 어깨를 펴주고 발목으로 원을 그리는 등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굳어있는 근육을 풀어주고 잠깐이라도 쉬면서 피로감을 풀어줘야 한다.

명절 연휴 내내 음식 장만과 설거지, 손님맞이, 청소, 상 차리고 치우기를 쉴 새 없이 반복하는 중노동은 허리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상을 펴고 접을 때, 무거운 상을 들고 옮길 때, 바닥에 놓인 물건들을 반복적으로 허리 구부려 들고 내릴 때 디스크 질환이 심해지거나 허리를 삐끗해 급성 요통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대구 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은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혀서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물건을 허리 높이보다 높게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척추에 좋지 않다”며 “특히 허리를 돌린 상태에서 비틀어 굽히는 자세는 매우 위험하다. 무거운 것을 들 때는 반드시 허리를 편 채로 한쪽 무릎을 바닥에, 다른 쪽 무릎은 세운 상태에서 몸에 물건을 꼭 붙인 채 들어올리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또 상을 옮길 때는 가능한 한 두 사람이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싱크대 앞에서 일을 할 때는 높이를 맞춰주는 것도 중요하다.

키에 비해 싱크대가 높다면 슬리퍼를 신거나 밑받침을 대고, 싱크대가 낮다면 다리를 벌려서 높이를 맞춰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싱크대에서 멀리 떨어지면 자세가 구부러져 허리에 부담이 되므로 되도록 배를 싱크대에 가까이 붙인다. 가만히 서 있는 것은 관절에 부담이 크므로 중간중간 자세를 바꾸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은 아무리 좋은 자세를 취해도 서 있는 것에 비해 허리 부담이 3배 가까이 늘어난다. 허리, 등, 골반의 통증을 예방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소파나 식탁의자에 앉는 것이다. 하지만 부득이 장시간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중간중간 일어나 걷거나 무릎을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앉아서 전을 부치거나 음식장만을 해야 할 때는 조그만 박스나 목욕탕 의자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성묘를 하러 산에 올라갈 때는 경사가 높고 비탈진 길을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평소에 쓰지 않던 다리 근육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거나 발을 헛디뎌 무릎 사이에 있는 물렁뼈나 발목 관절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한 미끄러져 넘어질 경우 무릎에 타박상을 입거나 손목 관절이 골절될 수도 있다.

안전한 성묘를 위해서는 산에 오를 때 넘어지지 않도록 지팡이를 사용하고 운동화나 등산화를 준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높지 않은 산을 오르더라도 출발 전에 반드시 간단한 준비운동을 해야 하며, 넘어져 다쳤을 경우 압박붕대 등을 감아 다친 부위가 많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야 한다. 연휴가 끝난 뒤에도 통증이 있다면 노인들의 경우 만성질환으로 심화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을 권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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