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야들야들한 문어 살점 띄운 문어 육수와 화이트와인 더해 잘 삶은 내장수육…나폴리 대표적 거리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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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08   |  발행일 2017-09-08 제40면   |  수정 2017-09-08
[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야들야들한 문어 살점 띄운 문어 육수와 화이트와인 더해 잘 삶은 내장수육…나폴리 대표적 거리 간식
나폴리의 전통 길거리음식인 삶은 내장 요리.
[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야들야들한 문어 살점 띄운 문어 육수와 화이트와인 더해 잘 삶은 내장수육…나폴리 대표적 거리 간식

나폴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전통 길거리음식을 적극 추천한다. 이 음식류는 단연코 하드코어 스타일. 하지만 한 번 맛보면 결코 헤어날 수 없는 마성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여기 문어 국물 한 잔 주세요”를 외치면 바다향 가득한 문어 삶은 육수에 문어 살점을 동동 띄워 새하얀 카푸치노 잔에 정갈하게 담아내준다. 타우린이 진하게 우러난 보랏빛 뜨거운 육수를 호로록 들이켤 때마다 야들야들한 문어가 입안에서 씹히는 식감이 참 인상적이다.

나폴리의 명물, 모둠 내장 수육을 파는 노점은 부위별로 주렁주렁 매달린 모양새가 진열장만 언뜻 보아도 그 수위가 상당하다. 깨끗하게 씻은 뒤 화이트와인을 더해 잘 삶아낸 내장수육은 딱 어른 입맛인 듯싶지만, 부드러운 육질에 상큼한 레몬과 향긋한 허브가 더해져 잡내 또한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나폴리 대표적인 길거리 간식이다. 주문과 동시에 듬성듬성 썰어 뽀얀 육수에 토렴하듯 데워서 내 주는 나폴리 상인들의 손길에서 전혀 낯설지 않은 우리네 정겨운 매력까지 느낄 수 있다. 물론 문어 육수든 모둠 내장 수육이든 와인 한 잔을 곁들이는 센스는 필수사항.

심야에 먹어야 제맛인 나폴리의 대표 해장음식 ‘대왕 크루아상’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음식이다.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 문을 연 식당이나 가게 찾기가 결코 쉽지 않은 이탈리아지만 나폴리만큼은 예외다. 오후 8~9시는 훌쩍 넘어서야 저녁 식사를 시작하는 나폴리 사람들의 식생활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실은 나폴리만의 독특한 ‘해장 문화’가 일등공신이다.

화려한 도심 전경에서 밤바다로 이어지는 야경이 아름다운 보메로(Vomero) 언덕에 도착하여 오랜 시간 터줏대감처럼 동네를 지키고 있다는 해장 골목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토마토 수프나 해산물 스튜와 같은 걸쭉한 국물 요리를 상상하며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예상치 못한 반전에 깜짝 놀랐다. 성인 팔뚝 길이만 한 남다른 스케일의 크루아상을 나폴리에서는 아침이 아닌 심야에 더구나 해장을 위해 먹는다는 사실. 먼저 크루아상을 고르면 ‘악마의 잼’이라 불리는 헤이즐넛 초코크림에서부터 녹진한 생크림, 각종 생과일과 화이트 초콜릿, 코코넛 가루까지 속이 터질 듯 야무지게 꾹꾹 눌러 넣어주는 푸짐한 인심과 나폴리 특산의 레몬맛 해장술은 그야말로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빠빠베로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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