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기로 건물 띄워 지진 차단장치 개발

  • 입력 2017-09-06 07:44  |  수정 2017-09-06 07:44  |  발행일 2017-09-06 제15면
민관 연구팀 손잡고 실험 성공
수평과 상하 방향 진동 흡수
日, 공기로 건물 띄워 지진 차단장치 개발
지면에서 건물을 띄워 진동을 차단하는 새로운 방식의 지진차단장치. <日 NHK 캡처>

공기의 힘으로 건물을 미세하게 땅에서 떠 있게 함으로써 수평은 물론 상하 지진의 진동도 차단하는 획기적인 지진차단장치가 일본에서 개발됐다. 수평과 상하 지진 모두를 막을 수 있는 차단장치 개발은 세계적으로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NHK에 따르면 일본 국립 방재과학기술연구소와 민간기업인 히타치 제작소, 세쓰난 대학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압축공기를 내뿜는 힘으로 건물을 지면에서 100분의 6㎜ 정도 떠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좌우, 앞뒤 등 수평방향 지진의 진동을 차단하는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여기에 특수 용수철을 장착하는 방법으로 상하방향의 진동도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장차 도시의 한켠을 아예 지상에서 떠 있게 하는 ‘플로트 시티’ 연구를 추진해 지진피해를 원천적으로 막는 장치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은 효고현 미키시에 있는 세계 최대의 대규모 구조물 진동파괴실험 시설인 ‘이 디펜스(E-Defense)’에서 장치의 실험을 실시해 효과를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작년 4월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지진과 6년 전 도호쿠 앞바다에서 일어난 거대지진은 물론 22년전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에서 관측된 강도의 진동을 이용해 장치를 실험한 결과 수평방향의 진동은 강도를 최대 100분의 1 까지, 상하 진동도 10분의 1 이상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장치를 대량 설치하고 그 위에 500~1천t 무게의 빌딩을 실제로 얹어 놓고 실험해볼 예정이다. 또 장차 도시의 한켠을 아예 지상에서 띄워놓는 ‘플로트 시티’라는 궁극적인 지진방지 대책을 연구한다는 방침이다.

방재과학기술연구소 효고현 내진공학연구센터의 가지하라 고이치 센터장은 “실험은 대성공이었다”면서 “앞으로는 상하 진동 억제장치의 개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진에 견디는 게 아니라 지진을 느끼지 못하는 공간을 만들어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지진으로부터 건물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사용해왔던 대책과는 크게 다르다.

지금까지는 건물과 지방 사이에 고무나 납 등의 장치를 넣어 진동이 전해지기 어렵게 하는 ‘면진(免震)’이나 유압으로 진동을 억제하는 댐퍼 등의 장치를 설치하는 ‘제진(制震)’ 등이 이용돼왔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작은 구멍에서 1분에 800ℓ의 공기를 분사하는 방법으로 건물을 미세하게 띄워놓는 방식을 채택했다. 장치와 지면의 간격이 100분의 6㎜에 불과해 그냥 봐서는 떠 있는지 알 수 없는 정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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