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선수권 참가자 3명 중 1명이‘약물복용’

  • 입력 2017-08-31 00:00  |  수정 2017-08-31
하버드·獨 튀빙겐大 공동연구
2천여명에 약물복용 여부 질문
확실히 응답한 선수만 30% 이상
응답자보다 실제로 더 많을수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3분의 1 정도가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메디컬 스쿨과 독일 튀빙겐 대학은 2011년 한국 대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과 그해 카타르에서 치른 팬 아랍 육상대회 참가자 5천여 명 중 40%에 달하는 2천168명을 인터뷰했다. 두 대학은 오랜 분석 끝에 최근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30일(이하 한국시각)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연구팀은 “2011년 대회 시작 전 12개월 안에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꽤 많은 선수가 금지약물 복용을 인정했다. 보고서는 “대구 세계선수권대회 참가자 30∼31%, 카타르 팬 아랍 대회 참가자 40∼45%가 금지약물 복용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해리슨 포프 하버드 메디컬 스쿨 교수는 “여러 방법으로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물었고, 긍정적인 신호를 준 응답을 카운트했다. 정말 확실한 의사를 표한 선수만을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로 분류했다”며 “실제로는 응답자보다 더 많은 선수가 금지약물을 복용했을 수 있다”고도 말했다.

2011년 대구세계선수권대회 당시 시행한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된 선수는 참가자 중 0.5%에 불과했다. 금지약물 성분을 검출하는 ‘안티 도핑 기술’은 ‘도핑 테스트를 피하는 기술’보다 늦게 발전한다. 올림픽·세계선수권 등 주요 육상대회 때 도핑 테스트에 걸리는 선수는 1% 미만이다. 이에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등은 과거 대회에서 채취한 소변과 혈액 샘플을 보관했다가 추후 재검사를 한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올림픽 샘플 검사만으로도 과거 도핑 테스트를 피했던 선수 100명 이상이 징계 대상에 올랐다. 징계 대상이 된 선수의 절반 이상이 육상 선수였다. 더 새로운 검사 기법으로 과거 샘플을 살피면 금지약물 복용 선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육상은 약물의 유혹에 취약한 종목이다. 2007년 미국의 한 스포츠잡지가 ‘미국 육상 국가대표를 상대로 한 금지 약물을 복용하면 올림픽 금메달을 딴다. 하지만 7년 후에 사망한다. 이 약을 먹겠나’라는 질문에 80%가 ‘그렇다’고 답할 정도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30%가량의 약물 복용자가 있었다는 연구결과에 대해 IAAF는 “이런 연구들은 약물과 전쟁을 펼치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과거를 반성하고 금지약물에서 자유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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