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나폴리피자의 조상격인 ‘지갑 피자’…갓 구운 피자 한판을 반지갑처럼 접어 들고 먹는 맛과 멋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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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5   |  발행일 2017-08-25 제41면   |  수정 2017-08-25
[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나폴리피자의 조상격인 ‘지갑 피자’…갓 구운 피자 한판을 반지갑처럼 접어 들고 먹는 맛과 멋 일품
토박이들이 가장 즐기는 나폴리 피자의 시초인 ‘지갑 피자’를 어린 아이가 먹고 있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미식가이자 대식가의 도시로 유명한 나폴리에 도착했다. 나폴리의 명물, 피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빛나는 참신한 길거리 음식에서부터 맛과 향이 다채로운 전통식에 이르기까지…. 나폴리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스케일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이번 나폴리 여행의 콘셉트는 오로지 딱 하나. 바로 ‘현지인처럼 먹기’.

삼사대째 내려오는 전통을 자랑하는 장인의 피자집이 수두룩한 나폴리에서 현지인들만 알고 먹는다는 특별한 피자는 그 가격부터가 초저가이다. 언뜻 보면 일반 화덕피자와 별다를 것이 없는 큼지막한 크기에 가격은 2~3유로, 단돈 4천원이 안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주문과 동시에 순식간에 구워낸 피자 한판을 반으로 접고 또 한번 마름모꼴로 접어 접시나 피자 상자가 아닌 누런 종이에 둘둘 말아 툭하니 건내는 피자이올로의 시크한 손길을 보니 절로 무한신뢰가 생긴다. 손에 들고 호호 불어가며 연신 피자를 베어 무는 나폴리 사람들의 모습에서 갑자기 우리네 호떡이 오버랩된다. 마치 ‘반지갑처럼 피자를 접어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곳 나폴리에서는 ‘피자 아 포르타폴리오(Pizza a portafogli)’, 즉 ‘지갑 피자’라 한다. 그 옛날 길거리 노점에서 팔던 모습 그대로의 맛과 멋을 묵묵히 이어가는 지갑 피자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나폴리피자의 조상님이다.

나폴리 구시가지 스파뇰리 구역에서도 가장 핫하다는 한 나폴리 전통 밥집. 정열의 빨강으로 쫙 빼입은 주인장과 종업원들의 뜬금없는 춤과 노래에 살짝 당황하면서 조심스레 입장하니 나폴리 사투리가 서라운드 사운드로 시끌벅적 울려퍼진다. 1인당 12유로면 파스타, 스테이크, 생선요리, 채소요리, 디저트 등으로 이어지는 4코스요리에 와인, 물, 맥주, 커피까지 공짜. 그 흔한 자릿세도 없다. 저렴하다 해서 평범한 음식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진득한 감자 크림 파스타에 해산물스파게티, 육즙 가득한 소고기에 통구이생선, 멸치튀김과 황새치스테이크, 나폴리식 각종 나물 반찬까지. 골라먹는 재미가 너무 쏠쏠한 날이다.

빠빠베로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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