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신인 황수범 “이제 존재감 굳힐 시간”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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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3   |  발행일 2017-08-23 제24면   |  수정 2017-08-23
프로데뷔 7년 만에 1군 데뷔
입단 당시‘묵직한 피칭’호평
LG 양상문 감독에도 칭찬 받아
25일 SK戰 등판서 호투 기대
20170823
지난 19일 LG를 상대로 준수한 피칭을 선보인 황수범이 25일 SK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세번째 선발 등판에서는 웃을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의 늦깎이 신인 황수범이 또 한번의 찬스를 잡았다. 김한수 감독은 지난 2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날 선발로 나서 호투를 펼친 황수범에게 한 번 더 선발등판 기회를 준다고 언급했다. 선발 순서로 보면 오는 25일 대구 SK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황수범은 아직까지 야구팬들에게 낯선 이름이다. 서울 배명고와 한민대를 거쳤다. 대학 졸업 후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배를 마셨다. 몇몇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2011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당시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황수범은 ‘컨트롤 능력은 부족하지만, 공을 때리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 받았다. 공을 때린다는 것은 투수가 투구시에 야구공 실밥을 손가락 끝이나 손톱으로 긁어낸다는 것을 뜻한다. 강하게 때릴수록 회전이 많이 먹혀 공이 묵직하게 날아간다.

투수 조련의 대가인 선동열 당시 삼성 감독도 황수범을 기대주로 꼽았다. 그러나 성장이 더뎠다. 2014년 병역을 마친 황수범은 2015~2016년 2군에서 선발투수 경험을 쌓았다.

황수범은 프로데뷔 7년만인 올해 들어서 감격의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5월18일 인천 SK전에서 계투요원으로 나서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닷새뒤 나선 대구 kt 전에서는 1.1이닝동안 홈런 2개를 허용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황수범은 포기하지 않고 퓨처스리그 여러 경기에서 선발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지난 13일 생애 첫 1군 선발 데뷔전을 갖게 됐다. 황수범은 롯데전에서 3.1이닝 6피안타 6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기록만 놓고 보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황수범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3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4회 야수진의 수비실책으로 급격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 덕에 황수범은 19일 LG전에 또한번의 등판기회를 얻었고, 5이닝 4피안타 3실점의 준수한 피칭을 펼쳤다. 경기를 지켜본 LG 양상문 감독은 “황수범의 공이 좋았다. 구속보다 체감 스피드가 빨라 보여서 LG 타자들이 곤혹을 치렀다. 변화구 제구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7년전 인정받은 ‘공을 때리는 탁월한 능력’을 1군 무대에서 증명한 셈이다.

김 감독이 부임하면서 삼성은 올시즌 유난히 새 얼굴들을 많이 기용하고 있다. 그 덕에 김헌곤, 김정혁, 김성윤, 김성훈이라는 히트상품이 탄생했다. 시즌 막바지 황수범이 올시즌 삼성의 5번째 히트상품으로 탄생할 지 주목된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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