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대신 의류 수출…구멍 뚫린 대북제재

  • 입력 2017-08-22 00:00  |  수정 2017-08-22
北, 2분기 對中수출 3억8천만달러
의류 1억4천만달러로 38% 차지
태양광패널 위주 수입도 늘어
中 제재 동참 보여주기식에 그쳐

유엔과 중국의 강력한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가 타격을 받겠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북한의 대중국 의류 수출이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한 물품 액수는 총 3억8천52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의류가 1억4천750만달러로 38%를 차지했다.

1분기까지만 해도 중국이 북한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물품은 석탄으로 43%(2억2천600만달러)를 차지했지만, 지난 2월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면서 2분기 석탄 수입은 전혀 없었다.

더구나 2분기 의류 수입이 1분기 1억2천만달러보다 더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의류산업은 북한의 가장 중요한 대중국 수출 산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북한은 2분기에 6천800만달러의 해산물을 중국에 수출했지만,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에 동참해 북한산 해산물과 철광석 등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대중국 해산물 수출은 앞으로 불가능해졌다.

북한의 대중국 의류 수출이 늘어난 것은 외화를 벌어 들이려는 북한과 값싼 의류제품 수입을 원하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호주 시드니대 저스틴 헤이스팅스 교수는 “의류산업은 낮은 임금에 생산성이 떨어지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딱 맞는 저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중국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값싼 북한 의류를 수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황재호 교수는 “베이징이 철과 석탄, 해산물 등을 수입금지한 것은 북한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산 의류 수입이 대북제재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전력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은 중국에서 태양광패널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2014년 말 북한 인구의 2%는 태양광 패널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중국은 46만6천248개의 태양광패널을 북한에 수출했다.

북한과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에서 태양광 패널 상점을 운영하는 한 매니저는 “2009년부터 태양광패널을 원하는 북한 무역상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가장 잘 팔리는 유형은 온수를 제공할 수 있는 지붕형 패널이라고 전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북한의 가정, 사무실, 공장 등이 태양광패널을 원한다는 것은 이들이 상당한 가처분 소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AFP통신의 취재 결과 단둥의 상가에서는 무역제재 대상인 북한 금으로 만든 보석류가 팔리고 있었다. 또한 북한의 인삼, 말린 버섯, 관절염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말린 개미도 팔리고 있었다.

매세이대학의 마크 랜테이그네 선임 강사는 “이는 중국이 북한의 완전한 경제적 고립이 비생산적이고 위험하다고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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