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악역 변신…연기에 대한 갈증 컸죠"

  • 입력 2017-08-21 14:08  |  수정 2017-08-21 14:08  |  발행일 2017-08-21 제1면
영화 '브이아이피'에서 연쇄살인마 역으로 악역 첫 도전

 패션쇼 모델로 데뷔한 이종석은 2009년 드라마 '드림'의 단역을 시작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곱상한 외모에 어울리는 선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지만,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브이아이피'에서는 연쇄살인마로 변신한다.


 21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다"며 "우연히 박훈정 감독의 시나리오를 접하고 내가 먼저 감독님을 찾아가 출연하겠다고 자처했다"고 말했다.


 "연기적으로 갈증을 느꼈어요. 드라마에서는 칭찬을 받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영화에서는 제 입지가 작다고 느끼기도 했죠. 예전부터 남자영화, 누아르 장르를 하고 싶었는데 제가 마초 같은 이미지는 아니잖아요. 이 영화는 누아르지만 제가 가진이미지가 무기가 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이 영화에서 한국으로 귀순한 북한 고위급 관료 자제이면서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지닌 연쇄살인마이기도 한 김광일 역을 맡았다. 특유의 비웃는 듯한 미소와 눈빛 연기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악역을 완성해낸다.


 "보통 사이코패스나 살인마라고 하면 예상되는 연기 스타일, 공식 같은 게 있는데,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많이 빼고 덜어내서 최대한 담백하게 가려고 했죠. 예를 들어 미소를 지어도 사이코패스가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 희열을 느껴서 짓는 미소가 아니라 진짜 아이 같은 해맑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제가 가진 이미지의 장점이니까요. 억지로 인상 쓰고 소리 지르고 폭발하는 그런 악역이 아니라 새로운 느낌의 악역이었기에 제가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8년간 연기를 해오며 내 작품을 보고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잘 녹아든 것 같다. 모처럼 내가 연기를 좀 했다고 생각되는 영화"라며 "점수를 준다면 80점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등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그를 쫓는 경찰 채이도 역을 맡은 김명민은 그의 연기에 대해 "눈빛 하나, 표정 하나로 나를 농락하더라. 정말로 분노를 치밀어 오르게 해서 연기하기가 정말 편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종석은 "4년 전 영화 '관상'을 촬영했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제대로 배우자는 생각에 선배들에게 많이 여쭤봤다"며 "덕분에 세세한 표정부터 감정을 증폭시키는 방법까지 많은 '꿀팁'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8년간 연기생활을 한 그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2014년 '닥터이방인'을 찍을 때였다.


 "4회차 정도 찍은 상황에서 심하게 슬럼프를 겪었어요. 당시 연기에 대해 칭찬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하는 게 너무 가짜 같았거든요. 진짜 그 감정을 느끼지도 않으면서 연차가 쌓이면서 생긴 기술을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피노키오'를 끝내고 1년간 쉬면서 마음의 여유를 좀 찾았습니다."


 그는 '브이아이피'에 이어 9월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안방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여자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검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수지와 호흡을 맞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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