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입대? 대표팀 승선? 박해민의 발은 어디로

  • 명민준
  • |
  • 입력 2017-08-21   |  발행일 2017-08-21 제26면   |  수정 2017-08-21
내년 자카르타 亞게임 우승시 軍 면제
면제되면 삼성 1번타자 공백 고민해결
선 감독에 대주자·대수비 발탁 기대
20170821

야구계에서는 팀의 리드오프에게 ‘중책이 맡겨져 있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1회에 1번 타자가 살아나간다면 득점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경기 초반부터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에는 대체불가 리드오프, 박해민이 있다.

지난해부터 리드오프 자리를 꿰찬 박해민은 올 시즌 팀 감독이 바뀐 상황에서도 선발 출장한 106경기 중 94경기에서 1번타자로 나섰다. 특히 7월 이후 나선 35차례의 선발 출장경기에서 1번 타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김한수 감독의 믿음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박해민이 없는 삼성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걸 의미한다. 박해민이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선언해둔 상태다. 삼성은 박해민이 입대를 미루고 병역특혜가 걸려 있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도전하길 바리고 있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2014년 인천대회에서 우승했고 내년 자카르타 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당연히 박해민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다. 올초 WBC대회 부진으로 충격에 빠진 한국야구계는 선동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선 감독은 선임 당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이며 (군 미필자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고 싶지만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를 뽑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해민이 오롯이 자신의 기량으로 대표팀 승선을 노려야 한다는 얘기다.

대표팀 승선을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아시안게임은 국제대회지만 참가 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프로선수 23명과 아마추어선수 1명 등 24명으로 엔트리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박해민의 포지션인 외야수 자리는 많아야 5개 정도다.

그간 대표팀 감독들은 외야진을 구성할 때 주로 타격능력에 주목해왔다. 선 감독이 전례를 따를 경우 박해민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하지만 선 감독 특유의 야구스타일을 봤을 때 박해민이 대표팀 승선에 희망을 걸어볼 만하다.

선 감독은 마운드 운용은 물론 공격 상황에서의 지략싸움에도 능한 편이다. 점수를 뽑아야 할 때 생각지도 못한 묘수를 통해 득점에 성공한 것을 삼성과 KIA 감독 시절에 보여줬다. 또 2011년 약체로 평가받던 KIA로 부임한 뒤 공격력 부재를 ‘발야구’로 메우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같은 ‘선동열식 야구’에서 박해민이 노려볼 만한 자리는 ‘대주자’나 ‘대수비’ 요원이다.

박해민은 이미 리그에서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현재 도루수 33개로 리그 1위를 유지하며 ‘3년 연속 도루왕’을 노리고 있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에 최대 적수인 일본과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도 치열한 지략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해민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

물론 박해민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박해민 개인 야구 인생에서 대표팀 승선을 노리는 것 자체가 모험일 수 있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은 내년 8월 중순에 개최하는데, 선 감독이 대표팀 구성을 위해 내년 시즌 초반 성적도 볼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는 내년 시즌 중반까지 꾸준한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 셈이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