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신뢰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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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8 07:42  |  수정 2017-08-18 07:42  |  발행일 2017-08-18 제16면
[문화산책] 신뢰쌓기

쉽게 얻어지지 않는 믿음,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향한 타인의 믿음을 갈구하며 탄탄하고 지속적인 자기만의 인간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닌다. 인간관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신뢰’가 아닐까. 이는 예술에 있어서 특히 무용에서 예외는 아니다. 춤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신뢰가 통했을 때 우리는 무대 위, 한 예술가가 쌓아가고 있는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주 펼쳐진 ‘수성아트피아 무용축제 ADF’는 ‘중견 작가전’이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내세웠고 무대에 오른 대구 중견무용작가 4명은 진정한 신뢰 쌓기를 몸소 보여주었다. 이는 매년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무용가들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무대를 통해 창작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무용관객을 개발하고자 개최했던 수성아트피아 무용축제의 무용가들과 관객을 향한 극장의 조금은 과감한 신뢰 쌓기이기도 했다.

대구무용협회와 함께 진행된 무용축제에서는 대구 중견무용작가 김현태, 손혜영, 우혜영, 장현희를 통해 한국창작무용, 한국전통무용, 발레, 현대무용의 다양한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들이 지닌 춤에 대한 색채와 지금까지의 작업들을 중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개관 10주년을 맞이하는 수성아트피아와 대구 춤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대구무용협회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획이기도 했다.

다만 같은 무대 구성으로 이틀간 진행된 공연, 특히나 1천석이 넘는 용지홀에서의 공연은 진행하는 기관과 무대를 책임지는 안무가들에게 조금은 버거운 기획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과 의문을 가지게도 했다. 하지만 공연을 마무리하는 안무자들과 관계자, 특히나 공연 관람 후 자리를 떠나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며 그 아쉬움과 의문은 차츰 퇴색되었고, 다음 공연에 대한 또 다른 기대를 갖게 했으며, 또 하나의 신뢰 쌓기를 이룬 듯했다.

우리는 오늘도 그 어렵다는 ‘신뢰쌓기’를 하고 있다. 매 순간 만나는 사람들과 그리고 매 순간 만나는 자아와의 끊임없는 갈등과 갈등의 연속선상에서 타인을 이해시키려 그리고 나를 이해시키려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우리는 오늘도 말이 아닌 몸을 통한 ‘신뢰쌓기’를 하고 있다. 이종희 <무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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