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단독 인터뷰 “수성갑 탈환하고 대구시장 守城…김부겸 출마, 한국당에 기회”

  • 임성수 노진실 황인무
  • |
  • 입력 2017-08-18   |  발행일 2017-08-18 제5면   |  수정 2017-08-18
20170818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7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가진 영남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비롯한 친박(親박근혜) 청산에 대해 말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년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 “자유한국당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재미있는 분석을 내놨다. 홍 대표는 17일 오전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영남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김부겸 장관의 대구시장 선거 출마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관에 대해서는 ‘문재인 패싱’이란 단어까지 써 가며 국제적으로 한국이 고립돼 있다고 우려했다.

▨ 다음은 홍 대표와의 일문일답.

▶바른정당과의 통합 공개요구에 ‘인위적 통합은 부자연스럽다’며 선을 그었는데, 내년 지방선거까지 통합이 되지 않을 경우 보수 분열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 보수가 분열돼 탄핵사태를 맞았다. 그런데 선거 때가 되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균형감각을 갖는다. 절대 더불어민주당이 독주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우파 진영에서 어느 당을 선택하는 것이 민주당의 독주를 막는 길인가 하는 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굳이 인위적으로 합당을 하자고 제의할 생각은 없다.”


내년 지방선거 전략
특정집단 위한 정치 깊이 반성
선거 黨조직력 중요…자신있다
달서구병 눈독? 출마 생각 없어
보수통합여부 국민이 판단할 것

문재인정부 평가
안보 美 일방통보 ‘문재인 패싱’
靑 비서관 1급 주사파들이 장악
기업이탈·교육사다리붕괴 문제


▶한국당 혁신위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을 배제한 전략·책임 공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반발이 있다. 입장은.

“상향식 공천이라는 게 밑으로부터 올라와서 후보자를 뽑는 것이다. 일부에서 얘기하는 상향식 공천은 여론조사 공천이다. 여론조사는 신인들한테 적용되면 그들이 정치에 들어올 수가 없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신인들을 대거 등용해야 판을 바꿀 수 있다. 내년에 전략이든 상향식 공천이든 신인을 대폭 등용해야만 한국당이 새로운 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우리는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

▶광역단체장 후보의 경우 당심(黨心)이 중요한데, 당원들의 표심을 조금도 넣지 않겠다는 것인가.

“그건 아니고,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이 바꿔놓은 한국당 당헌은 광역·기초단체장을 전략공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유력한 후보지만 자기 계파가 아니라고 배제하는 그런 공천을 하면 안된다. 지난 총선에서 가장 큰 패배 이유가 배제 공천이었다. 경선은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경선의 목적은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인데, 오히려 무리한 경선으로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대구시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에서 만약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내세우면 한국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복안은 있는가.

“우리한테는 기회다. 첫째, ‘대구 수성구갑’을 탈환할 수 있는 기회다. 또 대구시장을 방어할 수 있는 기회가 또 한번 생긴다. 선거는 승부다. 승부를 안 걸고 어떻게 선거에 이기겠다는 건가. 오히려 김 장관이 나오겠다는 건 우리에겐 기회다.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 기회라는 것이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당의 힘이 상당히 있어야 후보가 힘을 발휘한다. 당이 체제정비를 끝내고 국민적 신뢰도 받도록 준비할 것이다. 특히 TK는 신경을 더 쓰겠다.”

▶대구에서 마지막 남은 정치인생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고 있는 방식이나 지역구는 있는지.

“‘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 이야기를 하니까 일부 언론에선 국회의원, 대구시장 출마가 아니냐고 하는데, 대구시장 출마는 난센스 중의 난센스다. 3년 후에나 있을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당협위원장 맡는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네 번 해봤고, 도지사 두 번 해봤다. 대통령 후보도 해 봤다. 내가 무슨 미련이 있어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겠다고 ‘달서구병’ 오려고 하겠는가. 당협위원장을 맡아 흔들리는 대구를 바로잡아 보겠다는 의미다. 유감스럽게도 TK를 대표할 정치인이 없다. 안 키워 놨다. 대구·경북에서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이후에 바라볼 정치인이 없다. 그래서 내려와서 당협위원장이라도 맡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어느 국회의원 대구시장 차출하면 내가 보궐선거 나온다고 하는데, 보궐선거 나갈 생각 없다.”

▶지방자치단체장 경력도 있다.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은.

“가장 중요한 게 자치재정권이다. 지금 8대 2 구도로 돼 있는 국세와 지방세 구도를 6대 4로 바꿔주면 성공적인 지방분권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둘째는 자치조직권 문제다. 지금은 지방정부에서 국장 자리 하나 늘리는 것도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할 정도다.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해선 안되겠지만, 자치조직권을 단체장에게 일정 부분 부여하는 게 옳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았다. 어떻게 평가하나.

“우선 안보 문제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문재인 패싱’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우리의 동의 없이는 한반도 전쟁 못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문재인 패싱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이) 동의가 아니라 통보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 정부의 안보 문제는 내가 보기에 아주 심각하다.”

“둘째는 경제정책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 기업이 이 나라를 탈출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 기업 1만1천953개의 338만개 일자리가 외국에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본격적인 탈출이 시작됐다. 기업이 가면 그 기업 하나만 가는 게 아니라 협력업체들이 전부 따라간다. 청년실업 얘기를 하는데, 청년 일자리는 기업이 해외 탈출하면서 점점 줄어들게 된다. 기업의 해외 탈출의 가장 큰 이유가 강성 귀족노조 때문이다. 또 대한민국은 기업가를 모두 범죄자로 몰고 있다. 법인세율도 다른 나라보다 높다. 정부가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해외 나갔던 기업 전부 돌아오게 해야 한다.”

“교육정책도 한번 보자. 지금 수능 절대평가한다고 하는데 한국사회 교육이라는 게 가진 자 위주로 가고 있다. 나는 입학사정관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능 두 번 쳐서 그 중에 좋은 성적으로 대학 입학해야 한다. 수시도 폐지해야 한다. 순전히 가진 자, 친분이 있는 자들 위주다. 사법시험 없애면서 로스쿨 해 현대판 음서제, 서민 희망의 사다리가 없어졌다.”

“청와대 비서관의 주요 1급 자리는 전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주사파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주사파 운동권 정부’라고 했다. 그렇게 얘기하면 저들은 색깔론이라고 하는데, 그건 색깔론이 아니라 본질론이다. 나는 문 대통령이 전대협 주사파들에게 얹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를 정부가 제대로 좀 인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구·경북 시·도민과 한국당 당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새롭게 시작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당은 이 나라를 건국하고 5천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줬고, 문민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런 세력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충격적인 사태를 맞은 것은 안이했기 때문이다. 현실에 안주했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특정 집단을 위한 정치를 했다.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 나라를 건국하고 산업화하고 문민정부를 세운 한국당 세력들이 다시 혁신하고 개혁을 해서 일어서야 할 때다.”

대담=임성수 정치부장 s018@yeongnam.com
정리=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