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다 설명해도 그냥 가는 경우 많아”…살충제 계란 불안 일파만파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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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7 07:49  |  수정 2017-08-17 07:49  |  발행일 2017-08-17 제17면
빵·과자류 등 전반적으로 불신
“소비자 정부 검사결과에 촉각
요식업계 당분간 어려움 예상”
“안전하다 설명해도 그냥 가는 경우 많아”…살충제 계란 불안 일파만파
살충제 계란 논란과 관련해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의 한 식당에 계란 포함 메뉴의 판매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살충제 계란’으로 인한 먹거리 불안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빵·과자류, 마요네즈 등 계란을 사용한 제품은 물론 전반적인 식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모양새다.

16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구지역 점포의 과자류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0.7% 소폭 역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큰 변화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정부의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매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지역의 일부 백화점 식당가는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휴가 기간임을 감안해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든 편”이라며 “대부분의 식당에서 계란을 사용하다 보니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사그라질 때까지는 요식업계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살충제 계란에서 시작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2차 가공식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에서 마요네즈와 제빵 상품 등 달걀이 들어간 제품의 25%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16일부터 해태제과의 ‘계란과자’ 판매를 중단했다. 계란과자는 계란의 비중이 14% 정도로, 계란 함유량이 높은 대표적인 과자다. 해태제과는 계란과자를 포함한 자사 생산 제품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롯데마트 측은 소비자들의 안전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계란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가공식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도 이날 ‘에그 맥머핀’ ‘골든에그 치즈버거’ 등 총 7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등 계란을 사용하는 제품을 아예 메뉴에서 퇴출시켰다.

16일 추가로 적발된 전남 나주의 산란계 농가도 정부로부터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친환경’ ‘유기농’ 인증제품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을 겪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먹거리 안전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6일 오후부터 계란 판매를 재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제품임을 일일이 설명해도 사지 않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 제품도 아니고 친환경 인증제품에서 독성 성분이 검출되다보니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격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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