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권회복 헌신 20여년 옥고…“백산 우재룡 선생을 아시나요?”

  • 이외식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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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6   |  발행일 2017-08-16 제14면   |  수정 2017-08-16
대구경북 활동무대로 일제 맞서
일본 군자금 탈취해 무장투쟁
20차례 전투 지휘하며 혁혁한 공
주비단 조직 임시정부 자금조달
광복후에는 광복회 재건에 힘써
국권회복 헌신 20여년 옥고…“백산 우재룡 선생을 아시나요?”
대구 두류공원 내 인물동산에 건립된 백산 우재룡 선생 흉상(오른쪽)과 초상화.

“하늘의 이치는 올바른 것이다. 죄악이 많은 일제가 항복하니 나도 이 세상에 살아서 분을 풀 날이 있구나.”

20여 년간 옥고를 치르며 국권 회복을 위해 생애의 절반 이상을 독립운동에 투신한 백산 우재룡 선생이 일제가 패망하자 광복의 소회를 술회한 말이다. 일제의 강압통치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들은 무수히 많지만 대구·경북을 활동무대로 일제에 맞선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광복 72주년을 맞아 새롭게 다가오는 우재룡 선생의 나라사랑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재룡 선생은 1884년 1월3일 경남 창녕에서 부친 우채희씨와 모친 진주강씨의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유년시절은 창녕에서 보냈다. 10세 전후로 대구부(옛 달성군 성서면 신당리)로 이주해 성장기 대부분을 대구에서 보냈다.

1903년 20세때 대한제국 육군의 대구 진위대에 입대해 참위(현재 하사관)로 5년간 복무하다 을사늑약 때 군대가 강제로 해산되자 선생은 의분을 참지 못하고 항일무장투쟁에 참여, 산남의진(山南義陣)을 맡아 종횡무진 전공을 세웠다. 창녕 화왕산전투를 비롯, 청하전투와 팔공산전투 등 20여 차례의 전투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나 일제에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년여를 대구 감옥에서 복역하다 한일합방 기념특사로 풀려났지만 선생은 구국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일제의 군자금을 탈취해 경기·관동·영남지방에서 풍찬노숙을 마다않고 무장투쟁을 계속했다. 이후 활동무대를 만주로 옮겨 이상룡·김동삼·김좌진 등 애국지사와 함께 항일 투쟁에 나섰다. 1919년 3·1만세운동 즈음 국내로 잠입해 평양·경성에서 활동하면서 상해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전달하며 주비단(籌備團)을 조직해 왕성한 독립투쟁을 전개했다.

그러나 반역자의 밀고로 37세에 일제에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17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렇지만 선생은 긴 수형생활의 고초를 참으며 일제의 회유에 타협하거나 자신의 구국의지를 꺾지 않는 등 불굴의 용기를 실천했다.

1938년 54세에 출감했을 때는 창녕조씨 부인과 1남2녀 등 가족 모두가 혹독한 일제의 탄압과 생활고로 병사하는 참담한 아픔도 겪었다. 그후 옥고로 얻은 병을 치료하던 중 김소전씨를 배필로 만나 슬하에 2남1녀를 두게 되었다. 옥고의 여독이 채 가시기 전에 다시 항일투쟁을 하기 위해 동지들을 규합하려 경주·영천·하양 등지를 다니던 중 8·15 광복을 맞았다.

광복 후에는 향리와 가까운 달성군 유가면 유곡리로 이주해 대한광복회 재건에 전력투구하면서 독립운동 희생자들의 선양사업을 전개하는 등 한평생을 애국활동을 펼치다가 1955년 71세를 일기로 운명했다.

선생의 유해는 달성군 유가면 옥녀봉에 안장됐다가 1967년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으로 이장됐다. 정부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고 2009년 1월 국가보훈처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부인 김소전씨(103)는 현재 대구 달서구 상인동 자택에서 살고 있다. 장남 대현씨(74)는 “11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선친의 말씀을 뚜렷이 기억할 수는 없지만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의 유별난 나라사랑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특히 통일조국의 소망을 돌아가실 때까지 입버릇처럼 되뇌이곤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시는 선생의 큰뜻을 기려 2011년 12월 두류공원 내 인물동산에 선생의 흉상과 공덕비를 건립해 애국애족의 민족정기를 함양하는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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