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최소 10만개 시중 유통…추가 검출 가능성도

  • 입력 2017-08-15 00:00  |  수정 2017-08-15
남양주 농장, 9일 시료 채취·14일 결과 나와…엿새간 '무방비'
친환경 농가 780곳 중 12곳만 검사완료…추가 검출 농가 있을 수도

 이른바 '살충제 계란'이 나온 경기도 남양주의 친환경 산란계 농가에서 생산된 문제의 계란이 최소 10만 개 이상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경기도 남양주 농가에서 시료를 채취한 것은 지난 9일이며, 14일 오후 결과 통보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 농가의 하루 계란 생산량이 2만5천 개 정도로,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엿새간계란을 약 15만 개 가량 생산했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해당 농가 현장조사를 나갔을 창고에 남아있던 계란은 5만여 개였다.


 신선 식품인 계란의 경우 거의 매일 출하가 이뤄지는 만큼, 최소 10만 개가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농식품부는 이 농가가 4개 중간유통업체에 계란을 납품한 것으로 파악돼 관련 정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했으며, 식약처는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남양주 농장 주인은 "옆 농가에서 진드기 박멸 효능이 좋다는 소리를 듣고 사용했다. 피프로닐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다만 피프로닐 성분을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알려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산란계 농장은 14일 현재 1천456곳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집계(2016년 말 기준 1천60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가운데 780곳이 친환경 인증 농가로, 전체 산란계 농가의 53%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 47%는 일반 농가다.


 농식품부는 17일까지 전수조사를 마무리하는 한편 문제가 없는 계란은 증명서 발급 후 즉각 유통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15일 중 전체 계란 출하량의 25%를 차지하는 20만 마리 이상 농가 47개소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해 16일부터 계란이 제한적으로나마 유통되도록 할 계획이다.


 친환경 농가만 기준으로 보면 780곳 가운데 시료 채취 후 검사 결과가 나온 곳은 12곳에 불과하다.


 사실상 검사 초반부터 피프로닐 검출 농가가 발견된 셈이어서 추가 검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피프로닐이 검출된 남양주 농장 외에 경기도 광주에 있는 친환경 농장에서생산한 계란에서도 닭 진드기 박멸용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기준치(0.01㎎/㎏)보다초과 검출됐다.


 또 기준치는 넘지 않았지만 전북 순창의 농장 계란에서도 비펜트린이 0.006㎎/㎏ 검출됐다.


 피프로닐 검사를 그동안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용상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은 "2년 전 외국 산란계 농가에서도 피프로닐 사용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아 2015년 탐색 조사를 했고, 그 결과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파악돼 지난해 정식 조사 대상 항목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극히 일부인 농장 60곳만 표본으로 선정해 피프로닐 검사를 했고, 올해 3월 들어서 사실상 제대로 된 정기·체계적 검사를 했다.


 이후 이달 두 번째로 실시된 정기 검사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이다.


 허태웅 농림추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피프로닐 구입처와 사용금지 성분인지 알고도 고의로 사용한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문제가 되는 농장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허 실장은 "국민이 다소 불편함은 있겠지만 전수조사를 가급적 빨리 마무리하고문제가 안 되는 물량은 증명서 발급 후 바로 유통해 3∼4일 정도면 숨통이 트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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