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암괴류 형성 시기·과정 세계적 지리학회지 첫 소개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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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5 08:14  |  수정 2017-08-15 08:14  |  발행일 2017-08-15 제24면
대가대·고려대·과기연 공동연구
암괴류 내 베릴륨 이용 최초규명
英 케임브리지대 저널 게재 확정
비슬산암괴류 형성 시기·과정 세계적 지리학회지 첫 소개
비슬산 암괴류의 지형 형성과정을 밝힌 논문이 세계적인 학회지 ‘Quaternary Research’ 9월호에 실린다. 비슬산 암괴류 모습.

비슬산 암괴류(천연기념물 제435호·대구시 달성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적 권위를 가진 학회지(Quaternary Research)에 지리학 분야로는 처음 소개된다.

전영권 교수(대구가톨릭대 지리교육과), 유병용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성영배 교수(고려대 지리교육과), 이현희씨(고려대 박사과정)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비슬산 암괴류의 형성과정을 암괴류에 내재돼 있는 우주선 유발동위원소 10Be(베릴륨)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비슬산 암괴류에 대한 연구는 전영권 교수가 처음 학회에 발표한 적이 있으나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부족한 상태였다. 그런 가운데 최근 고려대 연구진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에서 비슬산 암괴류의 형성시기가 명확하게 밝혀지게 됐다.

여러 차례에 걸친 답사와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결과에 의하면, 암괴류의 바위 공급원으로서 비슬산 최상류에 위치한 대견사지 일대의 스님바위, 코끼리바위 등 토르(Tor·일명 탑바위) 지형은 7만9천년 전에 처음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부터 풍화를 받아 깨지기 시작한 바위들은 서서히 아래로 이동, 약 1천300m를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대견사지 바로 아래 위치하는 바위들은 9천700년 전에 형성된 가장 젊은 지형인 반면 말단부(비슬산자연휴양림관리사무소 부근)에 위치한 암괴류 바위들은 약 6만5천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밝혀져 대견사지에서 아래쪽으로 갈수록 오래된 바위임이 밝혀졌다.

한편 비슬산강우레이더관측소 인근 톱바위 쪽 바위들은 대견사지 바위에 비해 훨씬 이른 약 2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기반암은 1천년에 두께가 0.38m 비율로 깎여나가 지금까지 총 두께 18.8m가량 깎여 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또 기반암으로부터 생성된 암괴류의 바위들이 사면을 따라 아래로 1천년에 약 26m 속도로 이동해 총 1천301m가량 아래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반도에서 발달한 암괴류가 최종 빙하기 당시 주빙하적 기후 환경에서 형성된 것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연구진은 위 분석결과를 논문으로 작성해 ‘비슬산 암괴류의 지형 형성과정과 고기후와의 관련성(Bouldery slope landforms on Mt. Biseul, Korea, and implications for paleoclimate and slope evolution)’이라는 주제로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발간하는 ‘Quaternary Research’ 저널에 지난해 6월 투고했다. 논문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아 최근 게재가 확정됐다. 논문은 2017년 9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현재 온라인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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