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중학생 자녀의 적성 찾아주려면

  • 이효설
  • |
  • 입력 2017-08-14 08:14  |  수정 2017-08-14 08:14  |  발행일 2017-08-14 제17면
“흥미 느끼는 분야에 동기부여하면 꿈의 폭 넓어져요”
20170814
자유학기제 기간에 모둠 수업을 하고 있는 중학생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중학생들은 1학년 2학기에 자유학기를 경험하게 된다. 자유학기 동안 학생들은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여러 가지 선택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어떻게 하면 중학생 자녀가 스스로의 꿈과 끼를 찾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부모가 가정에서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Q: 중학생인데 아직도 꿈을 못 찾았다는 우리 아이 괜찮을까요.

A: 어릴 때부터 분명한 꿈을 가지고 노력해 나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꿈을 찾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아이들도 많습니다. 아이들마다 관심사나 특성이 다 다른 만큼 이런 차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분명한 꿈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서 두 가지 공통된 특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첫 번째 유형의 아이들은 대부분 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주어지는 자유학기와 같은 시간을 통해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고, 조금씩 그 윤곽선을 분명하게 그려가기 시작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꿈에 싫은 반응 보이면
상처받고 더이상 이야기하지 않게 돼
큰 재능이 없어보이는 꿈을 꾼다 해도
다양한 방법 통한 긍정적 지원 필요



이에 비해 두 번째 유형의 아이들은 분명한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 꿈을 말하면 부모가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 중에 동물사육사를 꿈꾸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자신의 꿈을 부모에게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부모의 반응은 사육사만 빼고 무엇이든 네 뜻대로 해도 좋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아이는 자신의 꿈에 대해 더 이상 부모와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꿈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부모는 꿈이 없다고 말하는 우리 아이가 이 두 가지 유형 중 어느 한쪽에 해당되지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 유형의 아이라면 가정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가 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에 비해 두 번째 유형에 해당하는 아이라면 아이가 받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손상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이런 아이의 마음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담임 선생님이 우리 아이의 꿈이 무엇이라고 알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Q: 아이가 적성을 찾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려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우리 아이가 어떤 것에 흥미를 가지고 집중하는지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모는 가장 오랜 시간 아이를 지켜보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할 때 집중하는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의 잣대로 생각하기엔 도무지 신통치 않은 그 어떤 것에 우리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이 기쁘기보다는 부담감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른다운 지혜로움을 발휘해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 만약 큰 재능이 없어 보이는 데도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낮이고 밤이고 운동장을 누비는 것도 모자라 TV 축구중계를 끼고 사는 우리 아이에겐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요?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 중계를 보여 주세요. 분명 아이는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생동감 넘치는 축구 중계에 마음을 빼앗길 것입니다. 몇 년 후 대학생이 되면 배낭여행으로 영국에 가서 이 프리미어리그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곁들여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축구 중계를 더 잘 보기 위해서, 또 몇 년 후에 실제로 보게 될 프리미어리그를 위해 영어공부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동기부여를 하다보면 아이 스스로 축구선수가 아닌 축구해설가로, 축구 칼럼리스트로 조금씩 자신의 꿈의 윤곽선을 넓혀가게 될 것입니다.

Q: 다가올 2학기에 우리 아이의 꿈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우리 아이가 자신의 꿈 때문에 공부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고, 이것이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동기부여를 습관으로 정착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아이의 꿈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다잡는 비결입니다. 하루 세 끼 식사, 양치질, 청소 같은 것이 바로 이런 습관에 해당하는데요.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안 하면 무척 찝찝해서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기어이 하고 마는 것이 ‘습관’의 힘입니다. 공부 습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초등학생일 때는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있기’ ‘하교하면 과제부터 하기’처럼 공부에 필요한 기본 생활태도 형성에 중점을 두고 지도해 주세요. 이후 중학생이 되면 나만의 단어 암기법과 공책 정리법처럼 자신에게 최적화된 공부 방법을 찾아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경서중 나혜정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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