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코딩학습’도 사교육 시장 꿈틀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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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4 07:13  |  수정 2017-08-14 07:13  |  발행일 2017-08-14 제2면
내년부터 中 ‘SW교육’ 의무화
컴퓨터 프로그래밍 원리 등 배워
4차산업혁명시대 맞는 인재 육성
전문 인력 부족…주입식 우려도

내년부터 소프트웨어(SW) 교육과정, 즉 코딩학습이 의무화되면서 코딩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인재개발을 위해 정부가 코딩교육 의무화를 추진하자 코딩교육과 관련된 교육 시장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중학교에서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은 2019년부터 SW교육이 단계적으로 필수화된다. 중학생들은 정보과목을 통해 연간 34시간 이상, 초등학생은 실과과목으로 17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코딩은 C언어, 자바 등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주로 게임 방식을 이용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원리를 배운다.

코딩을 이용해 벌꿀 캐릭터가 꽃에서 꿀을 가져와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가정하면, 벌꿀이 꽃으로부터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꽃이 꿀벌로부터 오른쪽으로 3칸 떨어져 있다면 ‘오른쪽 이동’을 3번 설정하고 ‘꿀 가져오기’를 1번 설정한다. 이 과정이 일종의 간단한 코딩이다. 교사는 코딩을 통해 학생들이 단지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답보다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여러가지 답을 고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프트웨어 교육이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코딩을 활용해 로봇을 직접 조작해 볼 수 있으며 단계를 높여 3D프린터, 드론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수 교육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 학원가도 이에 발맞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까지 새로 문을 연 4곳의 컴퓨터학원이 코딩교육을 실시한다고 등록했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컴퓨터학원에서 코딩수업을 도입하는 경우도 있어, 코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원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엔 수성구를 중심으로 컴퓨터학원뿐만 아니라 수학·영어학원에서도 해당 과목과 연계해 코딩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코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수학문제를 푸는 것과 유사하고, 그 과정을 영어로 설명하면서 영어도 함께 교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윤동훈 대구IT교육원 원장은 “코딩교육 의무화 발표가 나기 전에는 코딩 수업에 대한 문의가 한달에 2~3건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선 10배 이상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며 “특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코딩교육과 관련된 사교육 시장이 성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인력이 부족하고 코딩교육이 자칫 암기과목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코딩교육의 목적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게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인데, 아직까지 이런 교육을 해줄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는 “창의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코딩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시험점수를 위해 주입식으로 배우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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