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발군의 족발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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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2   |  발행일 2017-08-12 제12면   |  수정 2017-08-12
마늘·냉채·간장…왕족발과 차별화 성공한 ‘퓨전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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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남신시장 내에 위치한 ‘발군의 족발’은 퓨전 메뉴와 홀 매장을 특징으로 내세워, 기존 족발가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차별성을 더했다. <발군의 족발 제공>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은 지역 전통시장 중에서도 웬만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선진 시장으로 손꼽힌다. 공영주차장과 아케이드, 카트 서비스뿐만 아니라 라디오방송국과 고객쉼터, 문화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최근 청년상인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젊은 층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서남신시장 공영주차장과 이어지는 골목 입구에, 유난히 환한 불빛에 주방이 훤히 보이는 족발집이 있다. 2년 전 이곳에 문을 연 ‘발군의 족발’이다. 지난 9일, 이른 저녁인 오후 5시쯤인데도 식당 안이 시끌벅적했다. 주방 역시 족발 손질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곳을 찾은 손님 김영미씨는 “마늘족발, 간장족발, 불족발 등 입맛에 맞게 다양한 족발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2015년 대구 서남신시장에 문 열어
이건아 대표 매일 직접 족발 삶아내
과일·다시마 등 넣은 소스까지 개발
국내산 생족발-신선 식재료만 사용
최근 입소문 20∼30대도 많이 찾아
시장내 2호점 이어 상인 3호점 오픈



◆퓨전 족발메뉴 인기

발군의 족발 이건아 대표는 매일 직접 족발을 삶고, 일일이 소스를 만든다. 대표 인기메뉴인 마늘족발, 냉채족발, 간장족발, 불족발 모두 그가 개발해냈다. 이 대표는 “족발을 이용한 퓨전 음식은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며 “왕족발, 불족발 일색인 기존 족발 음식과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마늘, 냉채, 간장족발 모두 기존 족발 음식에 비해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간장족발에 들어가는 양념은 과일, 다시마 등을 넣고 1시간 이상 끓여야 탄생하고, 냉채족발에 들어가는 겨자 소스는 떫은맛을 없애기 위해 중탕시킨 뒤 발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대표는 소스 개발을 위해 학원, 창업 관련 교육기관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갖가지 시도를 했다. 그는 “가게를 오픈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육수 하나를 우려내는 데도 온 정성을 쏟는다”며 “소스 맛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을 때는 눈물을 머금고 3ℓ가 넘는 소스 한 통을 다 버릴 때도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족발의 맛 하나만큼은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스에 과일이 많이 들어가는 편인데, 배나 사과를 일일이 깎아야 해 주방 일이 남들보다 배로 많다. 그러다가도 손님들의 맛있다는 말 한마디에 또 기운이 난다”며 웃어 보였다.

발군의 족발은 100% 국내산 생족만을 사용한다. 삶을 때는 황기·감초·계피·생강 등 한약재들을 넣어 돼지고기의 찬 성질을 보완하고자 했다. 삶아놓은 족발의 수분이 빠져 맛이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진공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그는 “족발 본연의 맛을 지키기 위한 우리 가게만의 비결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날의 식재료는 매일 서남신시장에서 구매해 손질, 판매한다. 이 대표는 “족발뿐만 아니라 상에 올라가는 모든 음식에 신경을 쓴다. 무엇보다 음식의 맛은 결국 신선한 재료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지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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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메뉴 개발 꾸준히

이 대표는 20여년간 서남신시장에서 ‘오렌지 스토리’ 분식점을 운영해왔다. 단가가 낮고 여름에는 직원들이 버티기 힘들 정도로 더워 애로점이 많았다. 마침 2014년, 시장 내에 족발 가게를 처분하겠다는 이가 있어 우연히 좋은 조건에 인수하게 됐고, 1년 뒤 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당시엔 걱정이 많았지만, 메뉴를 직접 개발해보며 점차 흥미를 느꼈다. 기존 족발가게를 리모델링하는 수준이어서 크게 비용이 들지도 않았다. 인테리어 등에 조금 신경을 썼는데,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은 듯하다. 1년 정도 만에 매출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발군의 족발 고객 연령층은 다양하다. 기존에 시장을 찾던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최근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방문하고 있어서다. 주말엔 저녁 7시쯤이면 좌석 60여개가 빼곡히 찰 정도다. 감삼역 바로 앞에 있고, 시장 공영주차장이 마련돼있는 등 접근성이 편리한 데다 주변에 병원과 두류공원 등 다양한 인구유입 요소가 많은 것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강점을 살려 서남신시장 내에 2호점을 두고 있으며, 상인네거리 인근에 올 초 3호점을 열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족발 메뉴의 다양한 개발 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중식, 일식 등을 접목한 새로운 메뉴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족발도 맛있지만, 족발을 튀기거나 굽는 등 다양한 응용요리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식업종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남들보다 두세 걸음은 앞서 나가야 한다. 서울, 부산 등을 부지런히 다니며 새로운 정보를 얻으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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