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답이 없는 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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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1 07:37  |  수정 2017-08-11 07:37  |  발행일 2017-08-11 제16면
[문화산책] 답이 없는 답 찾기

하루하루 이어지는 삶이 똑같지 않지만, 항상 똑같다고 느껴지는 삶 속에서 나는 다른 삶에 대해, 다른 일상에 대해 동경하고 또 동경한다. 그러다 한 편의 영화를 마주했다.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됐는데 영화는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나의 산티아고’였다. 한 인물의 아주 특별한 산티아고 순례길을 그린 이 영화는 단순한 여행 기록 영화로 보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주인공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결심한 순례길의 여정은 새로운 도전을 통한 좌절과 희망, 깨달음의 스토리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선사한다.

단 한 번의 휴식도 없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다 쓰러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힘든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현실의 생활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상상할 수밖에 없었던 오직 자신을 위한 특별한 휴식에 대한 자극을 주기도 한다. 또한 신에 대한 물음과 신에게 구하고자 하는 물음이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기도와 실천적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며 만들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여행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지난 여행에 대한 추억과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특히 이 영화는 몇 가지 툭툭 내뱉는 등장인물들의 대사 속에서 젊은 세대는 물론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을 둘러싼 타인을 이해하게 하고, 일상과 다시 만날 용기를 선사한다.

“침묵은 쉽지만 생각을 침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음껏 마음을 열고 하루를 껴안아라” “기대하지 말 것. 이게 행복의 열쇠일까” “목표를 찾는 게 목표다” “당신은 이 길을 홀로 가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길은 그 비밀을 보여주지 않는다” “기대하지 마라. 두려워하지 마라. 열망하지 마라” 등이다.

잔잔하게 파고든 영화 속 풍경과 대사들은 다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고, 신선한 일상을 그리고 진실된 일상을 대면하도록 해주었다. 나에 대한 그리고 상대에 대한 섣부른 판단, 상대를 향한 지극히 주관적인 이해와 답변, 일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바로 ‘나’라는 것. 나로부터 시작되는 하루를 오늘도 시작한다. 나는 답 없는 답을 오늘도 찾기 시작한다. 이종희 <무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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