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도 파업…한숨 커지는 협력업체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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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1 07:30  |  수정 2017-08-11 07:30  |  발행일 2017-08-11 제12면
기아차 노조, 투표로 파업 가결
대구경북 협력업체 ‘긴장모드’

한국지엠에 이어 현대자동차 노조가 10일 파업을 단행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파업 태풍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단체협상 교섭이 난항을 겪자 10일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2조 근무자들이 각각 2시간씩 파업에 참여하는 형태다. 노조는 오는 14일에도 같은 형태로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16일 쟁의대책위 회의를 열어 파업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부분파업으로 인해 이날 울산공장 등 전 사업장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하루 부분파업으로 차량 1천5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300여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한국지엠 노조도 한 차례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국지엠은 노조 선거 등을 거쳐 새 집행부가 꾸려지는 다음 달쯤 파업에 대한 추가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는 이미 지난달 14일 투표를 거쳐 파업을 가결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노사 간 조정 중지 결정을 통보받은 상태다. 언제라도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통상임금 판결이 17일 이후로 연기되면서, 판결 일정과 결과에 따라 파업 강도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도 2년간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벗어나, 올해 파업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올해 기본급·격려금 인상 폭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지난 9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임단협 교섭 중지를 신청했으며,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파업 태풍’ 우려가 가시화되자, 자동차 부품 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800여곳에 달하는 대구·경북지역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안종희 성서산단관리공단 전무이사는 “지난해 전면파업 때는 일부 2·3차 협력업체가 공장 문을 닫다시피 한 상황까지 갔다”며 “현대차에만 납품하는 특정 부품을 생산하거나, 납품 비중이 큰 업체들의 타격이 특히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의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완성차 업체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들의 파업이 곧 지역 경제에 큰 악영향이 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다”며 “산업 생태계 순환에 차질이 없도록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도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합은 지난 9일 ‘자동차부품 산업계 위기 극복 지원 호소문’을 발표하고, 경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토로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기아차의 경우 국내 총매출액 중 1차 협력업체 334곳의 납품액이 53%를 차지하고, 2·3차 협력업체 수만 3천여곳에 달한다”며 “수출과 내수 부진이 맞물리면서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매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부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 협력 부품업체의 위기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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