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원장의 한의학 레터] 금식에 대한 이해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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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8 08:00  |  수정 2017-08-08 08:00  |  발행일 2017-08-08 제21면
“금식기간 중 물만 잘 마셔도 몸의 ‘자가기능’ 회복”
20170808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많은 관심이 가게 되고 무엇인가 몸에 좋다고 하면 거기에 대해선 그 어떤 것보다 귀가 얇아진다. 요새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보면 건강에 대한 정보가 난무하고 있는데, 유행을 따라 어떤 것이 확 붐을 일으켜 다들 그거 먹는다고 난리가 났다가 또 금방 붐이 가라앉고 다른 것이 뜬다.

좋은 것이 맞는 것 같기는 한데 과연 내 몸에는 맞을까.

“아무리 좋은약이라도 체질에 맞아야
몸 속 비워 약해진 기능 스스로 각성
미온수 규칙적인 섭취·가벼운 운동
물과 함께 불순물 나오며 상태 조절”

많은 것을 의심하며 따지면서도 옆집 아주머니의 “그거 먹고 좋아졌다”는 말을 그냥 맹신해도 되는 것일까. 정말 현재 내 몸 상태에 좋은 음식을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저번 시간에 이어 금식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단 답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원래 내 몸은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가를 스스로 안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의 나는 왜 그것을 모를까. 사실 모른다는 말보다는 못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 정답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임신부가 아가씨 때는 족발을 싫어하다가도 갑자기 족발만 계속 찾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현재 필요한 부분을 몸이 원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몸이 현재 필요한 부분을 요구해야 되는데 그렇게 반응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둔감해졌기 때문이다.

가령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고 할 때 사흘 연속 먹는다고 생각을 해보자. 처음 느꼈던 그 미각의 즐거움은 어느 새 사라지고 질리는 느낌이 들게 된다. 즉 채우기만 하는 상황에서는 감각들이 자연히 둔감해지는 것이고, 이는 입에서 느끼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온 몸에서 모든 자가적인 기능들이 둔해지는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래서 비우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뭔가 내 몸이 예전과 다른 느낌이 들며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컴퓨터를 포맷하는 것처럼 몸을 새롭게 각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하나 짚고 가야 할 부분이 ‘정화(淨化)’인데, 금식을 하는 이유는 몸을 정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의 몸은 주머니처럼 둘러져 있기 때문에 그 내부는 탁할 수밖에 없다. 조금 깨끗하게 정리한다고 맑아지는 것이 아니다. 암만 몸에 좋은 것만 먹고 운동하고 관리한다고 해도 몸 안이 깨끗해 질 수는 없는 것이다. 탁해서 문제가 아니라 그 탁함 안에서도 이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보면 아주 환경이 좋은 곳에 있어도 아픈 사람이 있는가 하면 쓰레기 처리장 근처에 있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비우는 이유는 몸을 정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몸을 유지시키는 기능이 둔해진 것을 각성시키기 위한 것이다.

물론 몸을 정화시키는 부분도 노폐물이 많이 쌓여 있는 경우 필요하지만 유지시킬 수 있는 기능을 깨우는 것이 더 궁극적인 목적이 되며, 정화와 밀접하게 관계되는 부분은 물을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몸 안에서의 물이란 인체의 상태를 조절하는데, 대부분의 불순물이 물과 관계된 형태로 빠져나오기 때문에 그 어떤 것보다도 물을 잘 먹어줘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금식기간 중에도 식사는 끊지만 물을 주기적으로 시간마다 먹어줘야 되는데, 그 스케줄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 6시쯤 눈을 뜨면 지난번 시간에 이야기했던 ‘태식호흡’과 함께 기지개를 켜며 몸의 감각을 느껴본 후 세면을 하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체온과 비슷한 미온수를 한 잔 마신다. 물의 온도는 찬 물 70%에 따뜻한 물 30%의 배합으로 말 그대로 미지근한 물이며, 양은 종이컵 한잔 정도 분량이 된다. 그 후 가벼운 운동을 30분 정도 한 후 다시 미온수를 한 잔 마신다.

점심시간인 12시에 식사 대신 미온수를 한 잔 마시고 2시간 후 다시 한 잔 마신다. 저녁시간인 6시에 식사 대신 미온수를 한 잔 마신다. 밤 10시쯤 취침 전 미온수를 한 잔 마신 후 ‘태식호흡’을 하며 잠자리에 든다.

좀 힘들다 싶을 때는 중간 중간에 물을 조금씩 마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금식이 이렇게 끝난 이후에는 바로 정상적인 식사를 하기보다 미음 등을 먹으며 속을 안정시켜야 되는데 이를 ‘보식(補食)’이라고 하며 여기에 대해선 다음에 이야기하고자 한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금식을 하는 이유는 내 몸의 둔해진 자가기능적인 부분을 회복시키기 위함이며, 스스로 나에게 좋은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 건강식품의 광고를 보면 효과는 약보다도 더 좋으며, 암만 먹어도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한다. 거기에 누군가가 먹고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어떤 것에 대해 치료적 효과가 좋다는 것은 약성이 치우쳐 있음을 말하기에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부작용이 없고 식품에 불과하다면 이는 약성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약이 독이며, 독이 곧 약인데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약의 이치가 된다. 현혹되지 말고 스스로 자기 몸의 답을 느끼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최재영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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