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암환자의 통증 관리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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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8 07:59  |  수정 2017-08-08 09:23  |  발행일 2017-08-08 제20면
“암성 통증은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조절해야”
통증오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의사에게 표현해야
적절한 약물 치료는 생활에 활력과 긍정적 영향 줘
약물 효과 없으면 척추 약물 주입 등 중재적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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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미화 교수가 암 수술 후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향후 통증 관리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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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미화 교수

60% 이상의 암 환자들이 암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단순히 수술 후 통증에서부터 항암치료과정에서의 통증, 죽음과 직면하면서 느끼는 심리적 통증 등 암 환자에게 통증은 숙명과도 같은 존재가 된다. 이런 암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은 대부분 암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이 통증을 참아야 암을 이겨낼 수 있다거나 투병 기간에 견뎌야 하는 운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암성 통증은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조절해야 하는 것으로 적절한 약물 치료와 중재적 치료를 통해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통증이 잘 조절되면 식욕이 늘고 즐거운 생각을 하게 되며, 생활에 활력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기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잠을 잘 잘 수 있어서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증은 암세포가 뼈, 신경, 장기를 침범해서 생길 수도 있고 수술 및 항암, 방사선 치료 이후에 후유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통증의 악화가 병의 진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통증을 같이 치료한다고 해서 암 치료에 소홀해지는 것이 아니므로 통증이 올 경우 또는 있을 경우 참지 말고 어느 정도인지를 의료진에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통증을 표현할 때에는 어디 부위가, 어떻게, 얼마나 심하게 아픈지를 말하는데 통증 정도를 0에서 10까지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

숫자 통증 등급
통증의 강도를 숫자 0∼10까지 등급을 매겨서 표현
1∼3점:약한 통증, 4∼6점:중간 통증, 7∼10점:심한 통증


‘0’은 통증이 없는 것이고 ‘10’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매우 심한 통증을 말한다(1∼3점: 약한 통증, 4∼6점: 중간 정도 통증, 7∼10점: 심한 통증). 이와 같은 통증 정도는 평균 점수, 하루 중 가장 심하게 아플 때의 점수, 가장 편안했을 때의 점수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통증의 정도를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정확히 체크해 놓으면 병원에서 통증치료를 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문제는 상당수 환자나 보호자들은 통증 조절 약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내성이 생겨 나중에는 더 힘들 수도 있다고 걱정을 한다.

하지만 암 환자의 암성 통증 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마약성 진통제는 적절하게 사용하면 중독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이 조절될 때까지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나중에 생길 극심한 통증의 조절을 위해 미리 약을 아끼고 참을 필요가 없다. 또한 적절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여 좋은 전신 상태를 유지하면 암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마약성 진통제는 약효 지속시간에 따라 서방형 진통제와 속효성 진통제로 나눈다.

서방형 진통제는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약으로 하루 1~2회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한다. 속효성 진통제는 약효가 빨리 나타나 1~2시간 짧게 지속되는 약으로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돌발 통증이 발생할 때에 수시로 복용한다. 서방형 진통제는 임의로 중단하는 일 없이 규칙적으로 복용하여 통증을 예방하도록 하고, 속효성 진통제는 돌발성 통증이 발생할 때마다 참지 말고 즉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입안이나 코 점막을 통해 흡수되어 매우 짧은 시간에 진통 효과가 나타나는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어 돌발성 통증 조절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마약성 진통제는 처음 복용하거나 용량을 늘릴 경우 부작용으로 변비, 구역질/구토, 졸림, 입마름, 가려움증, 배뇨장애 및 호흡 횟수가 느려지는 일 등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수일 내에 좋아지고 의료진과 상의하여 부작용을 줄이는 약제를 처방받을 수 있으므로 부작용을 미리 겁내지 말고 적절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여 충분하게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약물 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다른 이유로 약물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통을 느끼는 신경 자체를 막는 신경 차단술, 진통제를 척수강 내에 주입하는 척추 약물 주입술이나 척추체 성형술 등의 중재적 통증치료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암의 뼈 전이 및 신경 압박에 의한 통증이 심한 경우 방사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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