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변방·행위의 중심 ‘몸’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나?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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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7   |  발행일 2017-08-07 제22면   |  수정 2017-08-07
문예회관서 ‘대구, 몸 그리다’展
작가들, 예술적 언어로 ‘몸’ 해석
사유의 변방·행위의 중심 ‘몸’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나?
사유의 변방·행위의 중심 ‘몸’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나?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의 ‘대구, 몸 그리다’에서 특별전으로 마련된 ‘예술가의 방’ 이미지. 작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업실이 설치된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 제공>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현대미술축제가 열린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9일부터 대구현대미술2017 ‘대구, 몸 그리다’를 개최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공동주최자로 참여하며, 전시실 전관을 현대미술 작가와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 김향금 회장이 총감독, 사무국장인 이우석 작가와 신강호 작가가 기획을 담당했다. 김민수, 고수영, 신은정, 정세용, 신경애, 이영철, 한주형, 송호진 작가는 전시코디네이터를 맡았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전은 작가와 시민들의 ‘소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성 강한 작가들이 ‘예술을 향한 뜨거운 몸짓’으로 머리를 맞대고 전시를 준비했다. 시민들에게 단순히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체험 행사도 마련했다.

김향금 회장은 “‘몸’이라는 화두 하나로 현대미술가들이 예술가의 삶을 확인하고 탐구했다. 전시를 통해 창작의 태도를 잃지 말자는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의 현대미술은 한국현대미술의 태동과 함께했다. 대구가 한국이고, 한국이 세계라는 신념을 갖고 대구현대미술을 우뚝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 소속 75명이 참여했다.

전시실마다 ‘몸’이라는 화두로 풀어낸 주제가 흥미롭다. 6전시실에선 ‘새기다, 각인하다’는 타이틀로 예술가들이 내면에 깊이 새겨진 각인의 흔적과 기억을 표현하고 있다. ‘what(무엇)을 통해 how(어떻게)를 생각하다’라고 명명된 7전시실에서는 몸짓 속에 녹아드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8전시실에선 헌신적인 사람에 대한 묘사가 돋보인다. 작가들이 생각하는 인간은 9전시실에서 다양하게 드러난다.

10전시실의 주제는 ‘수상한 표면’이다. 참여 작가들이 몸의 의미를 표면에 드러내는데, 과학적 사고로 일반화할 수 없는 수상한 표면이다. 11전시실에선 몸을 예술가의 감성으로 들여보는 작품들이 있다. 몸을 사유의 변방이자 행위의 중심으로 본다. 12전시실은 마음의 눈으로 몸의 의미를 찾는 공간이다. 작가들이 현대사회 인간의 상처, 사랑, 아름다운 추억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예술적 가치로 재해석하고 있다. ‘데자뷰(기시감)’라는 타이틀이 붙은 13전시실에선 다양한 작업을 통해 꿈을 재해석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마블링 기법, 데칼코마니 기법, 콜라주 기법 등도 눈에 띈다.

‘예술가의 방’이라는 특별전도 펼쳐진다. 작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업실이 부분 설치되고, 작품이 벽에 걸린다. 김향금 회장은 “시민들은 예술가의 삶을 궁금해한다. 관람객은 작가의 삶을 은밀하게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특별전인 ‘영남전’은 대구는 물론 부산과 울산의 현대미술 작가들의 교류전이다. 부산현대작가협회 소속 22명, 울산현대미술작가회 16명이 참여했다.

6명의 청년작가는 ‘페이드(Fade)’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페이드전은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청년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전시다. 하나의 주제가 모여지고 흩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릴레이전이다. 권수영, 김민지, 김선하, 남윤정, 서성훈, 정지현 작가가 참여했다. 김석모씨와 강효정씨가 각각 평론 및 작가 멘토링으로 지원했다.

아트마켓 ‘어머, 이건 꼭 사야 해’전도 마련된다. 디자인업체와 작가의 협업을 통해 예술작품을 아트상품으로 만들었다. 미술관 속에서 장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아트박스’전도 있다. 작가마다의 스토리가 들어가는 100여개의 아트박스가 설치된다. 박스가 작품이나 작은 전시장이 되기도 한다.

시민 참여행사로는 ‘나만의 마스크 만들기’와 ‘숨은그림찾기’가 펼쳐진다. 작품 속 키워드를 찾아내는 숨은그림찾기 행사에선 소정의 사은품도 제공된다. 개막일인 9일에는 ‘미술과 행위가 만나다’라는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20일까지. (053)422-1293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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