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체계적인 학습-제목 익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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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7 07:53  |  수정 2017-08-07 07:53  |  발행일 2017-08-07 제18면
[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체계적인 학습-제목 익히기

자기주도 학업 역량 향상의 첫 단계가 ‘낱말 개념 정립’이라면 그다음 단계는 ‘제목 익히기’이다.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표현하지 못하고 두서없이 이야기하는 아이, 서술형 문제를 어렵다고 느끼는 아이, 수학을 공부하다가 내용은 아는데 문제에 적용을 시키지 못하거나 어떻게 문제에 접근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아이, 이런 아이들 대부분은 제목만 제대로 익혀도 문제점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고등학교 1학년생이 원소나열법과 조건제시법, 벤 다이어그램이 무엇인지 열심히 익히고 있길래 “그런 것들이 어디에 쓰이느냐”라고 물었더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바로 위에 ‘집합의 표현 방법’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 아이는 ‘집합의 표현 방법’이라는 제목은 익히지 않고 그냥 ‘원소나열법’이 어떤 것인지 익히는 데 급급했다. 1주일 동안 제목을 익히고 매일 복습한 후 이 학생은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이 좀 해소되는 것 같다”라고 하더니 2주일이 지나고는 “예전에 안 풀리던 문제도 상당히 많이 풀리면서 공부가 잘 되어가고 있다”라고 말한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기보단 지엽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은 학습지나 인강, 학원, 과외 등에 의존하여 성적 내는 공부에 집착하는 아이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수학 문제풀이를 반복한 아이 중에는 내용을 공부해 본 적도 없는 아이들도 있고 심지어는 내용을 왜 익혀야 하는지 반문하는 아이도 있다. 이런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부모가 자녀의 성적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녀의 학습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어 가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한다.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은 빨리 형성할수록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부모가 자녀의 학습습관 형성에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고 늦어도 중학교 시절에는 학습습관 형성에 전념해야 한다. 고등학교 이후에 잘못된 학습습관을 바로잡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학습습관을 형성하려면 제목을 익히면 된다. 대단원 제목(이하 대제목), 중단원 제목(이하 중제목), 소단원 제목(이하 소제목) 순으로 제목만 익혀도 학습의 체계는 쉽게 잡힌다. 말하는 방법도 대제목, 중제목, 소제목 다음에 내용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연습시키면 서술형에도 강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중1 사회 교과에 ‘Ⅶ 경제생활의 이해’라는 대제목이 있고, 그 아래에 ‘1. 경제 활동의 이해 2. 합리적인 선택과 올바른 소비 생활 3. 일생 동안의 경제생활과 자산 관리’라는 중제목이 있고, ‘1. 경제 활동의 이해’라는 중제목 아래에 ‘1)경제활동이란 무엇인가? 2)경제 활동의 참여자들 3)우리는 왜 선택해야 할까?’라는 소제목이 있다. ‘2)경제 활동의 참여자들’이라는 소제목 아래에 ‘(1)소비의 주체, 가계 (2)생산의 주체, 기업 (3)경제 활동의 조정자, 정부 (4)무역의 주체, 외국’이라는 세부제목이 있다. 이렇게 제목만 익혀도 내용의 흐름이 쉽게 파악되고 체계적인 학습 습관도 형성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자녀가 책을 볼 때는 항상 제목부터 익히는 습관이 형성되도록 부모가 관심을 갖자.

김종오<광덕자기주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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