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보프린트, 도색로봇 제조부터 벽화기획·디자인·시공까지 원스톱 작업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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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1 07:42  |  수정 2017-08-01 07:44  |  발행일 2017-08-01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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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프린트는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아파트 외관에 근대 인물인 이상화·서상돈·이육사의 대형 벽화를 그려 넣어 문화와 예술을 접목시킨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로보프린트 제공>
지역의 로봇업체가 건축물·아파트 외벽 등에 프린트하듯 도색하는 로봇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로프에 매달려 도장공이 위태롭게 도색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될 뿐아니라 수작업으로 인한 표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장공사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위치한 <주>로보프린트의 박정규 대표는 위태롭게 건물 벽을 도색하는 도공을 보고 로봇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아이디어만 있던 그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을 찾아가며 기술을 배웠다. 준비 기간 6년, 상품화를 위해 4년, 총 10년의 시간을 쏟아부어 ‘아트봇(ARTBOT)’이 탄생했다.

로보프린트는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아파트 외관에 근대 인물인 이상화·서상돈·이육사의 얼굴로 대형 벽화를 그려 넣어 문화와 예술을 접목시킨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로봇 제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물 외벽에 그려질 그림의 기획·디자인·시공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고 있어 로봇회사이자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도 주목받고 있다. 로보프린트의 기술력은 산업재해를 줄이고 도시 경관을 가치있게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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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프린트에서 개발한 ‘아트봇’이 건물외벽에 도장작업을 하고 있다. <로보프린트 제공>

◆공간에 예술을 입히다


Z축 이동 가능 프린터형 도색
친환경적 수성계열 도료 사용
철·타일·잔디 가리지 않고 인쇄


로보프린트는 아트봇을 선보이며 로봇프린팅 산업의 혁신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아트봇은 세계 최초 그림을 그리는 로봇으로, 대형 건축물이나 아파트 외벽에 사람이 표현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프린트하듯 도색한다.

아트봇은 기존 프린터의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기존 프린터가 X·Y축으로 이동하며 잉크를 분사한다면 아트봇은 Z축으로의 이동까지 가능하다. 센서가 내장돼 있어 미리 벽면을 인식해 벽면에 굴곡이 있어도 이에 맞춰 거리를 조절하며 도색한다. 이런 기술력으로 건축물 외벽에 사람이 표현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단시간에 구현해 낼 수 있다. 4가지 잉크로 1천만 가지 색상을 구현해내며 2~4일이면 아파트 한 동의 벽면이 화려한 색감으로 채워진다. 이로써 인력 대비 도장 비용도 50%가량 줄일 수 있다.

아트봇은 원격으로 제어 가능하며 이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아트봇에 사용되는 잉크는 수성 계열 도료로 친환경적이다. 동시에 철·타일·유리 등에도 인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박정규 대표는 “아트봇의 응용분야가 굉장히 많다”며 “앞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아트봇의 그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트봇은 현재 아파트 외벽을 도색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미국·캐나다 등과 같이 주택이 많은 나라에선 주차장의 셔터에 적용될 수 있다. 또 크루즈선의 외부와 각종 구조물뿐만 아니라 잔디밭에도 프린트할 수 있다.

어두운 골목과 쇠퇴한 지역의 벽 등에 그림을 그려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공공디자인 시장에서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아트봇은 군포 대야미역사에 벽화를 그렸다. 각종 명화에 트릭아트적 요소를 가미해 친근한 느낌으로 벽화를 완성했다. 기존 어두운 역사가 밝고 포근한 분위기로 바뀌어 군포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 대표는 “아트봇을 활용해 공간을 재창조하고 여기에 가치를 더하는 것이 로보프린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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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프린트가 ‘아트봇’을 이용해 도장작업을 마친 아파트의 전경. <로보프린트 제공>

◆첨단기술의 끊임없는 접목


스마트폰으로 벽화정보 찾는
AR기반 모바일앱도 만들어
평창올림픽 개최관도 작업 예정



로보프린트는 로봇프린팅 기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AR기술(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로보프린트가 개발한 앱 ‘로보프린트’를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건물 외벽에 그려진 명화나 초대형 벽화에 휴대폰을 비추면 벽화의 작품 의도나 작가의 프로필에 관한 정보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다 기업체나 공공기관의 광고를 연계해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차원의 광고 비즈니스 모델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앱 사용자에 맞춰 개별화된 서로 다른 영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기술력을 인정받으려면 디자인과 콘텐츠가 함께 가야 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도장 작업은 겨울엔 거의 진행되지 않는데, 그동안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없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며 첨단기술을 활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엔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개최관·경기장 등에 페인트 작업을 하고 AR기술까지 접목할 예정이다.

로보프린트는 앞으로 로보프린트 제품을 렌트해주고 디자인도 판매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아트봇을 개발하며 쌓은 기술력으로 건물 외관을 청소할 수 있는 청소 로봇도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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