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지방분권이 정의다’] <5>독일의 지방분권과 통일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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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4   |  발행일 2017-07-24 제6면   |  수정 2017-08-25
獨 연방 16개 州 독자적인 조세수입 보유…“재정 분권 달성”
20170724
베를린에 있는 연방상원 청사. 연방상원은 독일 16개 주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상원의원들은 주정부의 이해관계를 연방에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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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연방제 국가인 독일은 우리나라와는 역사·문화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는 나라다. 하지만 강한 지방분권 시스템과 통일의 경험은 지방분권 개헌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독일은 헌법인 기본법을 통해 합리적이고 광범위하게 지방분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2006년 또다시 지방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을 단행했다. 독일의 지방분권 시스템과 통일에 대해 알아본다.


지역대표형 연방상원 구성원
연방 입법안 50% 이상 다뤄
소득세·부가세는 배분하고
상속·증여세 등 주정부가 가져
기본법에 지방자치조항 44.2%

지방분권 헌법적 보장도 탄탄

◆연방제 국가, 독일

연방제 국가인 독일의 정식 명칭은 ‘독일 연방 공화국’이다. 연방과 16개의 연방주(州)들은 각각 독립적인 권한을 갖는다. 대외정책이나 유럽정책, 국방, 사법, 노동, 사회, 조세, 보건 분야는 연방의 관할이다. 치안과 교육, 대학, 행정 및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관할은 연방주(주정부)에 귀속된다. 주정부 아래에도 여러 단위의 지방자치정부가 있다. 자치시(市)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군(郡) 정도 단위인 크라이스(Kreis), 최소 단위 지방자치단체인 게마인데(Gemeinde)가 그것이다.

연방과 지방자치정부는 그 명칭에 따라 각각의 권한과 자치입법권이 보장된다. 주정부에는 자치조직권이 있기 때문에 각 주의 의회구성이나 단체장 선출방식, 임기 등이 동일하지 않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제도가 바로 ‘연방상원’이다. 주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연방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지역대표형 상원인 연방상원이다. 연방상원은 연방의 입법에 참여하는데, 연방상원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법안은 전체 법안의 50% 넘는다. 주정부 대표 69명으로 구성되며, 상원의원들은 주정부의 이해관계를 연방에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연방과 지방정부 간 조세 수입 배분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은 공동세로 연방과 지방정부에 일정 비율로 배분하고, 단독세원도 항목에 따라 나눠 갖는다. 담배와 커피, 설탕 등의 일부 소비세는 연방의 몫이지만, 상속과 증여세, 맥주와 경마, 부동산취득세 등은 주정부가 갖는다. 작은 자치정부도 부동산과 영업세, 제2주택세, 지방소비세(낚시·유흥 등)를 독자적으로 걷을 수 있다.

◆獨기본법(헌법)에 나타난 지방분권

독일 기본법은 여러 조항을 통해 광범위하게 지방분권을 보장하고 있다. 연방과 주정부가 통치권을 나눠 갖는 연방국가의 원칙은 기본법의 중요한 기본원칙이다. 전체 기본법 조항 중 직간접적으로 지방자치와 관련된 조항은 44.2%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기본법 제20조에는 ‘독일연방국가는 사회적이고 민주적인 연방국가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기본법 제28조는 각 지방자치정부가 갖는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 2항에는 ‘게마인데에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그 지역사회의 모든 사무를 자신의 책임으로 규율할 권리가 보장돼야 하며, 게마인데들의 행정연합체도 그 법률상 과제의 범위 내에서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자치행정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제30조는 ‘국가권한의 행사 및 국가과제의 수행은 기본법에서 다른 규정을 두지 않는 한 주(州)의 관장사항이다’라고 명시해 주정부의 독립적 권한을 보장했다.

지역 간 재정격차 완화를 위한 재정조정 제도 역시 기본법에서 관련 조항(107조 2항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재정조정은 부유한 주정부에서 가난한 주정부를 지원하는 것으로, ‘연방 전체의 동등한 삶의 질 유지’를 돕기 위한 방안이다.

한스 모드로 전 동독 총리는 “연방제는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방법과 지방법이 상충하기도 하고, 최근엔 지방분권 시스템에 시장주의 원리가 적용돼 지역 대표체가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는 등의 맹점도 나타난다”고 조언했다.

글·사진=독일 베를린에서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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