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베트남댁’ 한국사람 다 됐네

  • 글·사진=채건기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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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9   |  발행일 2017-07-19 제14면   |  수정 2017-07-19
대구 동구 미대동 이지향씨
우리말 유창…붙임성 좋아
동네 부녀회장 맡아 활동도
15년차 ‘베트남댁’ 한국사람 다 됐네

대구로 시집와 잘 정착해서 살고 있는 베트남 여성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시 동구 미대동에 사는 이지향씨(38·베트남 이름 우엔티항·사진). 그의 고향은 호찌민시에서 남쪽으로 150㎞ 정도 떨어져 있고 연꽃으로 유명한 봉탑시다.

한국생활 15년차인 이씨는 남매를 키우며 농촌생활에 적응, 한국사람이 다 됐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는 집안일 외에 아주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미대동에서 3천㎡의 밭에 베트남 채소를 재배하기도 하고, 공산동에서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다니며 품을 팔기도 한다. 또 밭매기·복숭아 봉지 씌우기·블루베리 따기·마늘 및 양파 수확 등 웬만한 농사일은 다 해낸다.

힘든 농사일이 끝나도 그의 일과는 계속된다. 밤에는 아르바이트도 한다.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지묘동의 한 치킨집에서 주방일과 서빙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로 배달까지 한다. 이웃들은 이런 그를 두고 “붙임성도 좋고 이웃에게 살갑게 대해서 인기도 많다”고 입을 모은다.

이씨는 한국어도 유창해 동네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미대1동 부녀회장과 공산동 새마을부녀회 총무를 맡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들에겐 대모와 같은 역할을 하며 어려운 일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씨는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남편들이 좀 더 아내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베트남 여성들은 남편 한 사람만 보고 시집 온다고 해요. 한국인 남편들이 좀 더 아내들에게 정신적으로 다독거려준다면 그 복은 남편과 가정에 돌아오지요.”

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 ken49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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