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주>TECC’, 첨단 검사장비 국산화해 대기업 납품…캠핑 트레일러까지 생산

  • 김미지,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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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8 07:57  |  수정 2017-07-18 07:58  |  발행일 2017-07-18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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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북구에 위치한 <주>TECC의 황병욱 대표가 OLED검사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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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TECC에서 개발한 테라레이 검사 장비. 기존의 검사 장비로는 발견하기 힘들었던 벌레, 플라스틱 등을 식별해 낼 수 있다. 황인무기자 him@yeongnam.com

TV, 휴대폰, 배터리 등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검사장비다. 정해진 화질로 구현되는지, 배터리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다. 대구시 북구에 위치한 <주>TECC는 지역에서 이런 검사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회사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2차전지 검사장비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대구 북구의 본사를 비롯해 왜관, 용인, 중국에 지사가 있다. 본사에선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사는 생산을 담당한다. 용인지사에선 2차전지 검사장비가 주로 생산되고 있다. 경기도 인근에 몰려 있는 전자기기 생산 업체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다. 현재 직원 90여명이 TECC에서 근무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1만개 픽셀 검사
LED·OLED 불량유무 확인

식품 이물질 검사장비 개발
1초 1조번 진동하는 전자파
X레이 못잡는 벌레 등 판별


엔지니어 출신 황병욱 대표
 새 아이디어 ‘메모 또 메모’
“시대에 맞는 제품 생산 노력”



◆시장의 변화를 읽다

TECC는 신호발생 장치를 이용해 LED나 OLED 화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점, 노이즈 등을 검사하는 장비를 생산한다. LED 및 OLED에 흑백이 번갈아 나타난 특수패턴을 띄워 놓고 장비를 연결해 불량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황병욱 TECC 대표는 구미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기업에 근무 했다. 기술개발과 연구를 하며 경험이 쌓이자 직접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를 결심하고 TECC를 창업했다.

처음 개발한 것은 브라운관, 즉 CRT를 검사하는 장비다. 당시엔 모두 고가의 일본산 제품을 사용했다. 국산화를 이룬다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처음 황 대표가 CRT 검사기기를 생산할 때만 해도 브라운관 TV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LED OLED가 개발되고 TV는 더 얇아졌다. 황 대표는 이런 디스플레이 제품의 변화를 일찌감치 깨닫고 CRT 검사 기기를 개발했던 기술을 바탕으로 LED OLED 검사 장비 개발에 나섰다. 현재는 디스플레이에서 1만개 픽셀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 중이다. 대기업으로 납품도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변화에 이처럼 빠르게 적응한 결과, 연매출 2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황 대표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작은 업체가 살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돼 시장의 흐름을 공부하고 개발에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최근엔 식품 속의 이물질 유무를 검사하는 ‘테라레이 검사 장비’도 연구하고 있다. 기존에는 X레이를 이용해 포장된 식품 속에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X레이를 이용하면 벌레, 플라스틱 등과 같은 연질성 물질은 발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테라레이 검사장비에 사용되는 테라헤르츠는 1초에 1조(1테라)번 진동하는 전기파로 파장이 길어 투과성이 높다.

황 대표는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요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발전성이 있는 사업으로 판단돼 상용화에 노력 중”이라며 “검사와 관련된 장비들은 주로 외국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지역에서도 검사장비 개발을 위해 힘쓰는 기업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새로운 도전

황 대표의 사무실 앞에는 직접 제작한 소형 전기 자동차가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황 대표가 아들을 위해 손수 만든 자동차다. 크기만 작을 뿐 엑셀, 브레이크, 라이트, 심지어 후방카메라까지 달려 있다. 그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를 노트에 정리한다. 이 중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은 엔지니어의 경험을 살려 실제 제작에 나서기도 한다.

그가 이렇듯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제품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사업을 하던 중 떠올랐던 아이디어가 몇 년 후 경쟁사에서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목격했던 경험 때문이다. 그의 노트에는 이어폰 없이 통화할 수 있는 제품,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제품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황 대표는 “지금은 망상·공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아이디어들이 축적되다 보면 상품성 있는 것들이 나오기도 한다”며 “아이디어가 회사의 좋은 사업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TECC는 요즘 카라반 생산에도 집중하고 있다. 카라반은 이동형 캠핑 트레일러로 승용차에 매달아 캠핑을 다닐 수 있다. TECC는 1년 전부터 카라반 사업에 뛰어들어 생산에 들어갔다.

그는 “기존 장비사업은 대기업에 의존한 사업군이다. 지속적인 자생을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며 “최근 여가 생활이 늘고 있는데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TECC는 장비기기에서 쌓인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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