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정치칼럼] 침몰하는 한국당, TK가 건져야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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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03   |  발행일 2017-07-03 제30면   |  수정 2017-07-03
오늘 새지도부 선출하지만
정당 지지율조사는 바닥권
침체 장기화, 고착화 조짐
주류 형성했던 TK의 책임
민심 향해 몸부림칠 시점
[송국건정치칼럼] 침몰하는 한국당, TK가 건져야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은 모두 25명이다. 이 중 20명이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더불어민주당(김부겸·홍의락)과 바른정당(유승민·주호영)이 각각 2명, 새누리당(조원진)이 1명이다. 한국당 소속이 80%를 차지하지만 지금 지역민심은 바닥이다. ‘한국갤럽’의 6월 5주 차 조사 기준으로 TK 유권자들의 한국당 지지도는 10%에 그쳤다. 민주당(33%)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오히려 바른정당이 18%를 기록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정부 초반에 힘을 실어주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 못지않게 한국당에서 희망을 보지 못한 지역 유권자들의 외면이 장기화·고착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절망감이 근본요인이다. 하지만 조기 대선이 끝난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한국당이 맥을 추지 못하는 건 보수 정치인들의 책임이다.

오늘(3일) 한국당의 새 지도부가 선출된다. 당 대표 경선엔 홍준표·원유철·신상진 후보가 나서 있다. 그들은 경선 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을 펼치며 보수 유권자들을 거듭 실망시켰다. 당 대표와 별도로 4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엔 대구의 이재만 전 동구청장, 김천의 이철우 의원을 포함해 8명이 출마했지만 여론의 관심 밖이다. 이런 상태에선 새 지도부가 들어서도 민심을 회복하기 어렵다. 오히려 내우외환이 가중되면서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당내에선 ‘친박계 청산론’이 불거지면서 집안싸움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이혜훈 대표체제로 전환한 바른정당과 ‘보수적통성’ 경쟁을 벌여야 한다. 원내 의석 107석을 가진 제1야당이지만 6석의 정의당과 같은 전국 지지율 7%(민주당 48%, 바른정당 9%)로 여권을 상대로 강력한 투쟁을 벌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공격은 정치공세일 뿐이다.

지금 여권은 여론정치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 80%를 믿고 야당의 공세를 무력화시킨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더기 흠결이 드러난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는 건 야당보다는 여론과 협치하겠다는 뜻이다.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위한 ‘참고용’이라는 위험한 발상을 내비쳤음에도 속수무책이다. 이명박·박근혜정부 9년 동안 전투력을 상실한 실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제1야당으로서 공격 포인트조차 찾지 못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평가한 응답은 13%였다. 이 중 40%가 ‘인사 문제’를 꼽았다. 바닥에 깔린 민심을 움직이는 추동력은 정치인에게 있다. 여권의 여론정치를 역으로 치고 나갈 길이 있음에도 읽지 못하는 게 한국당의 현주소다.

가장 큰 책임은 TK 한국당에 있다. 당 전체 의석의 20% 가까이 차지하고, 보수정권 9년 동안 당의 주류를 형성했음에도 좀체 기운을 차리지 못한다. 박근혜정부 실패에 책임을 지고 자숙만 하기엔 상황이 위태롭다. 보수의 날개가 꺾인 채 진보의 날개로만 국정운영을 하도록 방치하는 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TK 한국당이 움츠리고 있으면 정치적·정서적으로 위축될 뿐 아니라 주민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9월 예산국회를 앞두고 지역예산 확보를 위해 투쟁적으로 뛰는 의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당장 뭘 할 건지 고민하는 흔적도 없다. 국회의원들의 임기는 3년이나 남아 있다. 당장 물갈이를 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TK 한국당 의원들이 보수와 지역을 위해 어떤 몸부림이라도 치고, 그 진정성을 유권자들이 알아주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민심이 바닥을 친 지금이 적기(適期)일 수 있다.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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