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가족행복카페 김경덕씨 후기

  • 박종문
  • |
  • 입력 2017-07-03 07:42  |  수정 2017-09-05 10:24  |  발행일 2017-07-03 제17면
“아빠가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는 아이 말에 뭉클”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관계 악화
가족캠프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대화
자녀 역할 해보니 미안한 마음에 웃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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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행복카페에서 가족활동에 참여 중인 김경덕씨네 가족. <대구시교육청 제공>

나날이 머리가 굵어지는 자녀와 대화하는 법을 몰라 관계가 멀어지는 학부모들이 적잖다. 이들은 잘못을 알고서도 고치지 못하거나 자신이 자녀를 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부모를 향한 자녀의 솔직한 속마음을 알고, 이를 통해 자녀와의 갈등을 차근차근 풀어보면 어떨까. 대구시교육청은 이러한 학부모들을 위해 가족치유프로그램인 가족행복카페를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 참여자인 김경덕씨에게 자신의 경험담과 프로그램 참여 후기를 들어본다.



Q: 가족행복카페라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알고 참여하게 되었나요.

A:평소 아이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많아 주말이면 함께 여행을 다니고 아이와 축구를 즐겨왔습니다. 스스로 평범하지만 좋은 아빠라 생각하고 아이의 유년 시절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를 겪는 시기에, 아이는 바쁜 학교생활에, 저는 바쁜 회사 생활로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때문에 점점 관계가 나빠지게 되었습니다. 말로 해결이 안 되자 체벌과 욕설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저에게 마음을 닫아버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관계를 극복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학교 홈페이지에서 대구시교육청의 가족행복카페 프로그램을 보고 제게 추천을 했습니다.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프로그램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무엇을 체험했는지요.

A:“총 5회 진행된 가족캠프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자녀와의 만남과 가족의 의미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감정카드를 만들어 서로 느껴보고,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긍정적인 대화 방법 등 배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유익하다고 느꼈던 프로그램은 아이와 함께하는 역할극이었습니다. 평소 가정에서 잘 해결되지 않았거나, 말하지 못하고 고민으로 남아 있던 문제 등을 소재로 해 역할극을 참여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서 나의 부끄러운 부분을 드러내는 것 같아 쑥스럽고 매우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와의 관계회복이 중요하다고 믿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아이 또한 이런 저의 모습 때문인지 점점 더 열심히 참여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빠의 역할과 아이의 역할을 번갈아 표현하다 보니 평소엔 들어보지 못했던 아이의 생각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이 역할을 맡아보니 ‘아빠가 왜 저럴까?’ ‘(아빠가) 너무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괜히 어색한 웃음만 나왔습니다. 또 ‘좋은 아빠가 되려면 어릴 때부터 아이와 소꿉놀이를 많이 해야 된다’는 코치 선생님의 말씀이 다시 한 번 기억에 남습니다.”

Q: 5주 동안 토요일마다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셨는지요.

A:“금요일엔 술자리가 많아 토요일 아침 수업에 참여할 때 여러 가지 힘든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실천하지 못하는 부족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빠짐없이 출석을 했습니다. 하지만 수업횟수가 늘면서 점점 더 나아지는 아이와의 관계에 더 관심을 갖고 자연스레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

Q:프로그램 참여 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한꺼번에 변화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번 가족행복카페 프로그램에서 아이와 함께 활동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아이가 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평소 나에게 말이 없던 아이가 역할극을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아빠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고 수줍게 말했는데요. 다른 참석자들이 감동하며 작은 탄성을 질러 제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아직도 아이와 저 사이에 거리감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아이의 말수가 조금씩 많아지고 무엇보다 표정이 밝아지고 있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앞으로도 서로 노력하고 이런 교육프로그램도 계속 참여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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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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