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존재감 없는 TK 의원들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6-27   |  발행일 2017-06-27 제31면   |  수정 2017-06-27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이 없다. TK 의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특히 그러하다. 당내 역학관계 속에서도 주류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지역에서도 모래알처럼 결속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역 의원들의 이 같은 무기력은 지역 현안 해결에도 손을 놓다시피 해 각자도생의 의지마저 꺾였는지 의아심을 갖게 한다. 다음 선거를 포기하지 않았나 의구심이 들 정도라는 말이다. 권력의 변방으로 떨어진 TK의 이해와 이익을 지켜나가자면 그 어느 때보다 지역 의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TK 의원들이 이러한 무능과 무기력을 걷어내고 정신을 차리고 전열을 재정비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TK 의원들이 그 어느 지역구 의원들보다 지역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지역의 정치적 위상이 지난 10년간 누려 온 집권당 위치에서 야당의 자리로 바뀐 만큼 지역 정치권의 역할과 기능도 달라져야 한다. 지역 정치권이 언제까지 대선 패배의 트라우마로 인한 박탈감과 상실감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다. 늦었지만 TK 의원들은 한시바삐 발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는 한편 지역밀착적 활동을 의정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의원들의 적극적인 손길을 기다리는 지역 현안들만도 수두룩하다. 새 정부의 원전정책,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 등 지방정부의 능력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난제들도 적지 않다.

지역 정치권의 정치적 진로에 대한 입장도 분명하게 내놓지 않으면 곤란하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TK 특위까지 구성하며 활발하게 지역을 공략하고 있어 현재로선 나무랄 게 없다. 보수가 문제인데, 지금처럼 어정쩡한 자세로는 지지를 얻기 어렵다. 기존의 보수와는 다른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고, TK 의원들이 그 선봉에 서야 마땅하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구 국회의원 25명 중 대부분인 한국당 소속 20명 의원들이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역 정치권은 지리멸렬함을 면할 수 없다. 바른정당 역시 유승민 대선후보를 냈지만 외연 확장에 한계를 노정하며 지역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당이든 바른정당이든 과거의 영광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지역에서조차 민주당에 주도권을 내 준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 논의를 내비치는 건 보수의 위기를 방증하는 실례일 뿐 거듭나려는 혁신과 개혁의 방향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시대착오나 다름없다. 지역민들은 정치적 다양성을 선호하며 폭넓은 선택권을 쥐고 싶어한다. 범보수의 우산 속 무임승차나 내년 지방선거용 이합집산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TK 의원들은 직시해야 한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