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형병원 토요 진료, 적자 나도 하는 게 옳다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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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7   |  발행일 2017-06-27 제31면   |  수정 2017-06-27

병상 수가 400개 이상인 대형병원들의 토요일 진료를 놓고 말들이 많다. 대구지역의 민간 대형병원들이 토요일 진료를 하는 데 반해 국가·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은 토요 진료를 하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 대형병원의 토요진료에 대해 일각에서 비판적인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지역의 8개 대형병원 중 국가 또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대구보훈병원·대구의료원은 현재 근무환경 개선 등을 핑계로 토요 진료를 하지 않고 있다. 반면 민간 의료기관인 계명대 동산병원·영남대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대구파티마병원은 토요일 진료를 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민간 대형병원의 토요 진료와 관련해 최근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대형병원들이 토요 진료를 하는 속내는 병원 이윤 극대화와 환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토요 진료 병원들은 “토요일 환자가 적어 적자를 기록 중이며, 손해를 보면서도 위급한 환자를 위해 토요 진료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대구·경북 지역의 보건 및 복지운동을 하는 시민사회 전문가 단체·노동조합의 상설 연대체다.

대형병원들의 토요일 진료는 3~4년 전부터 수도권의 대형병원에서 확산된 전국적인 추세다. 지역의 대형 민간병원들도 2014년부터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의 토요 진료를 본격화했다. 대형 민간병원들의 토요 진료는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환자와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오전에 발생하는 응급 환자들을 위한 것으로 시·도민의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런데 대구의 4개 민간병원 모두 토요 진료가 적자 상태라고 하니, 토요 진료 방식의 연구 등을 통한 경영 개선을 바란다. 수도권 대형병원들은 2015년 주요 진료과목에 대한 토요 진료를 확대한 이후 환자 수가 늘고 경영이 개선된 사례가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 목동병원의 경우 토요 진료때 해외여행자 클리닉 등 직장인과 학생을 위한 맞춤 클리닉을 개설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도됐다.

어쨌거나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대형병원의 토요 진료는 비판받을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시·도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면서도 토요일 진료를 하지 않아 위급한 환자들의 편의를 외면하고 있는 지방 공공의료기관들의 태도가 더 문제다. 경북대병원 등 지역공공의료기관은 특히 의료 수준 및 서비스 격차로 인해 수도권 대형병원에 환자들을 뺏기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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