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난소암 원인과 치료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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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7 07:46  |  수정 2017-06-27 07:46  |  발행일 2017-06-27 제20면
유방암 등 과거력 있으면 ‘난소암’ 발생 확률 2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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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은 여성에게 생기는 암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암으로 50~70세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14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에 약 1천~1천200명의 난소암 환자가 새로 발생하는데, 이는 여성에게 발생하는 악성종양의 3.6%를 차지한다.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자궁경부암에 이어 둘째로 많다. 또 여성 암종 중에서 여덟째로 흔한 암이다.

난소암의 약 90%를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은 대부분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5년 생존율이 40%도 되지 않는다. 증상이 늦게 나타나 조기 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난소암의 빈도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기엔 증상 거의 없고 대부분 3기 이상 진행후 발견돼
배에 딱딱한 것 만져지거나 복수 차면서 더부룩한 증상
불임 환자·출산 경험 없는 여성에게서 발생 빈도 높아
조기진단 위해 1년에 한 번 산부인과 정기적 검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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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권상훈 교수

그렇다면 난소암은 왜 발생하고 원인은 무엇일까.

난소암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몇 가지 요인이 난소암을 유발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인자로 고려되고 있다.

첫째, 가족 중에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유전자(BRCA)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10배 이상 높아지게 되므로 정기적인 조기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적 요인은 일부 난소암 환자에게만 관련이 있는 것으로, 95%의 난소암 환자에게는 가족력이 없다. 즉 대부분의 난소암 환자에게는 유전적으로 아무런 관계없이 그냥 발생할 수 있으므로 누구에게나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둘째, 유방암, 자궁내막암, 직장암 등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이다. 유방암이 생기면 난소암이 생길 가능성이 2배 높아지고, 난소암이 있으면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3~4배 많아진다.

셋째, 배란 및 월경과 관계가 있다. 임신은 난소암의 발생을 방지하는 경향이 있어 불임 환자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으며 반대로 자녀를 많이 낳은 여성은 그 빈도가 낮다.

넷째, 비만과 고지방, 고단백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난소암의 발생이 증가한다. 다섯째, 선진국이나 도시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에 따라 환경이나 식습관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도 고려된다. 난소암을 일으키는 산업성 발암물질은 석면과 활석으로, 석면이나 활석에 노출된 산업장에서 오래 근무한 여성에게 난소암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난소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상당히 진행되어도 증상이 매우 경미하여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다. 암이 진행되면서 혹이 커져서 배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거나 복수가 차게 되는데, 이때는 이미 난소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난소암의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위해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의사가 혹이 만져지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며 난소 종양의 악성도를 확인하기 위해 CA 125라는 혈액검사를 한다.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여성들, 즉 가족 중에 난소암이나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환자가 있는 여성은 좀 더 관심을 갖고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과 전문적인 상담을 받도록 권하고 있다.

난소암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로 가능한 한 모든 종양을 제거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수술 후 조직검사를 해 암세포의 유형과 확산 정도를 알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병기와 치료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난소암의 수술은 전이 상태나 연령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암이 난소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우 환자가 결혼 전이거나 아기를 더 낳아야 한다면 한쪽 난소만 제거하고 자궁과 반대쪽 난소를 남기는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난소암 환자들은 수술 시 이미 뱃속 여러 곳에 난소암 세포들이 퍼져 있게 되어, 가능한 한 모든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 후 건강상태가 회복되면 항암제 치료를 하게 된다.

난소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피임약을 복용한다거나 아기를 다 낳은 다음 혹은 유전적 난소암의 위험도 높은 경우, 예방적으로 난소나팔관절제술을 받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길만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기에,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난소암으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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