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다이어트 성공의 열쇠는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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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7 07:47  |  수정 2017-06-27 07:47  |  발행일 2017-06-27 제19면
[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다이어트 성공의 열쇠는 뇌
<정윤하 박사>

영양 공급 과잉 시대에 비만은 모두의 고민이며, 다이어트는 365일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최근 비만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은 뇌의 노화를 촉진하고, 비만인 사람은 같은 나이의 건강한 사람보다 두뇌 활동 저하속도가 22.5% 빨라지고, 뇌의 연령도 3.8년이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 의대 연구팀은 식욕을 조절하는 중추인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섬모 길이 조절 장애가 비만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동물의 몸은 배부름과 배고픔의 신호를 뇌로 보내는데, 비만인 경우 여러 신호를 수신하는 안테나인 신경세포 섬모가 짧아져 에너지 과잉 상태를 감지하지 못해 비만이 유도된다는 것.

비만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답은 뇌에 있다. 우리 몸은 식욕 자극 호르몬 그렐린(Ghrelin)과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Leptin)이 분비된다. 이 두 호르몬은 식욕을 비롯한 에너지 섭취 및 신체대사를 조절한다. 그렐린은 공복시 위 점막 신경내분비 세포에서 합성되어 뇌를 자극해 음식 섭취를 유도한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체지방률 저하, 음식 섭취량 감소, 혈당량 저하를 유도하고, 신체 대사율 및 활동량을 증가시켜 서서히 체중을 감소하게 한다. 그렐린과 렙틴은 신체의 말초 부위(위장 및 체지방)에서 분비되지만 모두 뇌에 작용해 시상하부를 활성화시킨다. 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은 체내 렙틴 농도가 더 높다. 그렇다면 체중 감량이 더 쉬울 것 같은데 왜 비만인 걸까. 렙틴 호르몬의 과잉 상태에 뇌가 길들여져 호르몬 신호가 제대로 뇌에 전달되지 않는 상태, 즉 렙틴에 대한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뇌가 렙틴에 대해 반응하지 않고, 심지어 뇌는 렙틴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돼 더 많이 먹게 된다.

그렇다면 렙틴 분비를 촉진시키고 그렐린 분비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공복 상태를 피한다. 그렐린이 최고로 분비되는 시기는 공복 때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 굶어서는 안 되고, 조금씩 자주 섭취함으로 공복을 피해야 한다. 둘째, 아침을 거르지 않는다. 아침을 거르면 수면 시간을 포함해 공복 시간이 너무 길어져 그렐린 수치가 높아지고 점심에 폭식을 할 위험이 있다. 셋째, 쉽게 포만감을 주는 단백질이나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그렐린 분비가 억제되고 렙틴 분비가 촉진된다. 넷째, 자주 움직이거나 운동해 렙틴 분비를 촉진한다. 다섯째, 잠을 충분히 잔다. 잠이 모자랄수록 렙틴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어 식욕 증가로 이어지므로, 하루 7~8시간 숙면을 취하는 것이 체중 유지에 좋다.

호르몬은 뇌를 지배한다. 따라서 호르몬의 성격을 잘 파악해 좋은 생활 습관을 가지면 건강한 몸과 건강한 뇌를 유지하면서 100세 장수 시대를 행복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정윤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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