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코피와 지속적인 코막힘 증상땐 종양 검사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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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7 07:43  |  수정 2017-06-27 07:44  |  발행일 2017-06-27 제19면
■ 성가신 코피, 쉽게 보면 안돼
대부분 경미한 증상…자연스레 치유
피가 목 안 쪽으로 고이는 후방출혈
구토·호흡곤란 등 생명 위협할 수도
고혈압·빈혈 심한 환자는 주의 필요
20170627

살면서 코피 한 번 안 흘려본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은 자연스레 치유되지만 생명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경우도 있다.

코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은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비비는 행동이다. 콧속에 이물을 넣는 등 잘못된 습관에 의한 코피도 적지 않다. 코 내부가 휘어 있는 비중격 만곡이나 비중격 천공이 있는 경우에도 정상적인 공기의 흐름을 변형시켜 콧속의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코피가 쉽게 나곤 한다.

세균, 바이러스 및 알레르기성 비부비동염이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점액의 분비 등 정상적인 비점막의 방어기전이 변화해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코피가 날 수 있다. 이때는 콧물에 혈흔이 섞이는 정도로 경미한 코피가 대부분이다. 코피의 원인 중 심각한 것은 비강이나 부비동, 비인강 부위에 생기는 양성 및 악성 종양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적인 코피와 지속적인 한쪽 코막힘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종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교통사고 등으로 머리에 심한 외상을 입은 후에 뇌 혈류를 공급하는 동맥에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혈관벽이 팽창해 심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코피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사망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코 내부의 국소적 원인이 아니고 전신질환의 영향으로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코피뿐 아니라 평소에 멍이 잘 들고 생리 양이 많거나 가벼운 외상이나 상처에도 출혈이 지속될 때, 이러한 경향의 가족력이 있을 때 혈우병이나 선천성 응고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혈액의 응고를 담당하는 혈소판의 수가 감소하는 질병들에서도 쉽게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혈소판의 생성에 문제가 있는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이나 간질환 등은 혈액 응고나 혈소판의 수를 감소시켜 코피를 포함한 출혈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특히 혈소판의 수가 2만/㎣ 이하가 되면 외상 없이도 코피나 잇몸 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

출혈의 대부분은 비중격의 앞부분에 위치한 키셀바하 (Kiesselbachs)부위에서 발생하는 전방 출혈이다. 전방 출혈은 경미한 출혈로 소아나 젊은 성인들에게서 많이 일어나고, 후방 출혈은 10% 내외로 비교적 드물지만 쉽게 지혈되지 않으며 노인에게서 흔하다. 일반적으로 전방 출혈은 외상, 염증, 구조적 원인, 이물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후방 출혈은 고혈압 및 동맥경화증, 혈액질환이 선행되곤 한다.

전방 출혈과 달리 후방 출혈은 피가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고 목 안쪽으로 고이기도 하므로, 구토·토혈·각혈·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빈혈과 혈변을 초래하기도 한다. 어린이나 젊은 층에서 흔한 가벼운 전방 출혈은 큰 위험이 없으나 혈압이 높은 노인에서의 후방 출혈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또 뚜렷한 출혈 부위 없이 스며 나오는 출혈이나 다발성의 반복되는 코피는 고혈압, 응고장애와 같은 전신질환을 의미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때는 즉시 혈액학적 검사를 받아야 하며 응급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쉽게 멈추지 않는 후방 출혈이나 응고장애를 동반한 노인 환자, 심한 고혈압과 허혈성심질환을 가진 환자, 빈혈이 심한 환자는 입원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속히 병원으로 가야 한다.

드물게 특정 혈관에서 반복적인 출혈이 발생한다면 내시경을 통해 전기나 레이저를 이용한 소작술이나 동맥색전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전기나 레이저 소작에 실패하는 경우 비강 전반에 걸쳐 패킹을 하게 된다.

패킹이란 출혈 부위를 압박할 수 있는 지혈대를 비강 안으로 삽입해 출혈 부위를 누르는 것으로 흔히 바셀린을 묻힌 거즈를 사용한다. 먼저 국소마취제와 혈관수축제로 비강을 수축시키고 마취를 한 후 바셀린 거즈를 이용해 차곡차곡 압축하며 삽입한다. 패킹은 출혈 정도에 따라 2~5일 후 제거하는데, 거즈 자체에서 균이 자라거나 2차적인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코피를 지혈하기 위해서는 눕는 자세보다는 의자나 소파 등에 앉는 것이 좋다. 코피가 나면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경우가 많은데 피가 호흡기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고개를 앞쪽으로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해서 멈추지 않거나 피가 목 뒤로 넘어가는 경우라면 탈지면을 코 깊숙이 넣고 압박한 상태로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코피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코피는 주로 손가락에 의한 외상으로 발생하므로 코를 부비거나 후비는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감기나 알레르기성비염이 있다면 평소에 잘 관리해서 비점막의 염증을 줄여야 한다. 코를 심하게 풀거나 재채기를 하는 습관도 고치도록 하자. 갑작스러운 온도의 차이나 너무 건조한 환경은 비점막을 건조시키거나 혈관에 영향을 주어 코피를 나게 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철에는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 습도를 잘 유지하고 취침 전에 바셀린이나 연고제를 코 안쪽에 발라 건조를 막는 것이 좋다. 아스피린이나 소염진통제의 복용에 유의해야 하며, 일단 코피가 멈춘 후에는 심한 운동이나 활동을 자제하고, 맵고 뜨거운 음식과 지나치게 뜨거운 샤워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코피 지혈·예방법

지혈
- 눕지 말고 의자나 소파 등에 앉을 것
- 고개를 뒤로 젖힐 경우 피가 호흡기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 일으킬 수 있어 가급적 고개를 앞쪽으로 기울여야
- 피가 멈추지 않거나 목뒤로 넘어갈 땐 탈지면을 코 깊숙이 넣고 압박한 상태로 즉시 병원으로 가야

예방
- 코 비비거나 후비는 잘못된 습관 고쳐야
-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있을 땐 비점막의 염증 줄이고 코 심하게 풀거나 재채기하는 습관 고쳐야
- 코피가 멈춘 후엔 심한 운동·활동 자제하고, 맵고 뜨거운 음식과 뜨거운 샤워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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