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독수리 오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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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6 07:52  |  수정 2017-06-26 07:52  |  발행일 2017-06-26 제22면
[문화산책] 독수리 오형제

며칠 전 대구 북성로에서 자그마한 북콘서트가 열렸다.

친분이 깊은 한 시인의 첫 시집 출간을 기념해 이곳 대구에서 지인들이 마련한 자리였다. 서울 분이라 대구에 아무런 연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분들이 참석해 출간을 축하했다. 강연을 듣고,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2년 전 부산에서 있었던 유명 시인의 북콘서트 장에서 처음 만났던 그분은 말수가 적고, 주변 사람에게 바른 소리를 하는 그런 분이었다. 많은 주변 분이 그 시인을 좋아하고 따르며 신뢰하는 모습을 보며, 그 이유가 뭘까 생각했었는데, 몇 번의 만남으로 잘 알게 되었다. 그분은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위로할 줄 알며,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놓으며, 베풀 줄 아는 가슴 따뜻한 분이었다.

대구에서 이렇게 그 분과의 인연의 연결 고리로 모인 5명의 구성원이 있다. 공교롭게도 멤버 중에서 여자는 나 하나이고, 나머지 분들의 외형적 구성이 추억의 만화 ‘독수리 오형제’와 같은 느낌이라 우리 스스로 대구의 ‘독수리 오형제’라 부르게 되었다.

이는 단지 구성원의 외적 모습으로 붙인 이름만은 아니다. 똘똘 뭉쳐 악에 대항하고, 정의를 위해 앞장서는 그 만화의 내용이 우리의 의식 속에 깊이 새겨져 있어서 그 만화의 제목을 붙이게 됐다.

이런 독수리 오형제가 며칠 전의 북콘서트 장에 모두 모였다. 오랜만에 모두 모일 수 있었고, 우리 멤버들이 모두 좋아하며 인연이 깊은 그 시인의 북콘서트를 위해 한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도왔다.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사람들과의 인연은 단순한 듯하지만 미묘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근묵자흑, 유유상종이라는 옛말이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 잘 설명해준다. 좋은 사람과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위치나 배경이 아닌 가슴에 있으며, 그것이 따뜻한 기운으로 이어진다. 또 그것으로 인해 나의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들이 바람직한 사회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느낀다.

나에게는 그런 행위 모두가 고스란히 마음에 담겨 좋은 작업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관객에게도 좋은 에너지로 전달된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에 또 다른 어떤 파장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두 달간 문화산책에 글을 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신 분과의 인연도 특별히 감사하게 생각하며, 나의 작업에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는 말씀을 전하며 마지막 글을 마무리 해본다. 서승은<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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