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6개월간 건너간 7226명 노동자…110년 미주 한인 역사 첫 발

  • 최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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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6   |  발행일 2017-06-26 제6면   |  수정 2017-06-26 07:21
사진신부 1천여명 뒤따라가
한인 문화·관습 유지 밑거름
2년6개월간 건너간 7226명 노동자…110년 미주 한인 역사 첫 발
1902년 한국을 떠나 하와이로 향한 갤릭호는 사탕수수밭 노동자를 싣고 간 첫 배였다. 이후 약 2년6개월간 7천226명이 하와이로 건너갔다.

초기 한인의 미주 정착은 사탕수수밭 노동자와 사진신부가 더해진 결과다. 이들이 꾸린 가정은 110년 넘게 이어져 온 미주 한인 역사의 신호탄이 됐다.

1902년 조선인 121명을 실은 ‘갤릭(Gaelic)호’를 시작으로 1905년까지 약 2년6개월간 하와이로 건너간 사탕수수밭 노동자는 모두 7천226명에 달한다. 남자 6천48명, 여자 637명, 아이 541명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대 젊은 남자로, 큰돈을 빨리 벌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임시체류 형식이었다. 특히 당시 하와이 한인사회에는 결혼적령기 여성이 태부족했기 때문에 하와이에서 정착해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사진신부의 등장은 그 흐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다. 1924년 미국이민법에 따라 한인이민이 금지되기까지 약 1천명의 사진신부가 하와이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신부의 등장은 혈통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관습 등을 유지·재생산하는 밑거름이 됐다. 한인교회, 한인단체 등도 결성·운영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사진신부의 상당수는 경상도 지역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탕수수밭 노동자 중에도 대구·경북 출신자가 꽤 있다. ‘구한말 한인 하와이 이민’ 연구에 따르면 하와이 이민자 7천여명 중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셋째 규모다. ‘한인 미주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자료에도 1903년 1월부터 1904년 6월까지 1년6개월간 도착한 2천647명의 이전 거주지 중 경북도(193명·7.3%)는 경기도(932명·35.2%), 경남도(376명·14.2%)에 이어 셋째 규모다.

최보규기자 cho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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