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1년에 딱 두 번 맛볼 수 있는 ‘베네치아만의 맛’ 게튀김…마치 대게 수십 마리를 통째 갈아 농축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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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3   |  발행일 2017-06-23 제41면   |  수정 2017-06-23
[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1년에 딱 두 번 맛볼 수 있는 ‘베네치아만의 맛’ 게튀김…마치 대게 수십 마리를 통째 갈아 농축한 듯
봄부터 초여름, 늦가을, 이렇게 한 해 두 번 맛볼 수 있는 베네치아 명물 게인 ‘모에케’.

해외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친구들에게 ‘평소 가장 그리운 고향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의외로 파스타나 피자가 아닌 이탈리아의 싱싱한 해산물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삼면이 바다인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해산물 포획량과 질이 월등해 이탈리아 지역별로 고유의 특색이 묻어나는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잘 발달될 수 있었다. 날씨가 무더워질수록 더욱더 생각난다는 이탈리아의 특별한 전통 해산물 요리 세 가지를 소개한다.

◆친퀘테레의 항아리 해물찜

이탈리아 서쪽 리비에라 해안을 달리다 보면 마치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친퀘테레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다섯 개의 섬마을이 해안 절벽을 따라 연결되어 있어 이색적이면서도 단아한 풍경을 자아내는데, 유네스코에서 다섯 마을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더욱 유명해졌다.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 이외에도 이곳을 반드시 여행해야 할 또 다른 이유 한 가지, 바로 친퀘테레의 자랑이자 명물인 ‘항아리 해물찜’이다. 마을 특산품인 레몬과 화이트와인으로 맛을 더한 오징어순대와 해산물샐러드로 허기를 달래게 한다. 로마 박물관 어디에서 본 것 같은 엄청난 포스의 항아리가 등장해 테이블 위 큰 세숫대야 같은 도기에 사정없이 와르르 쏟아부으니 그 푸짐한 양에 한 번, 신선한 바다 내음에 두 번 놀랐다. 큼직한 홍합과 조개는 물론 랍스터에 딱새우, 부들부들한 식감이 매력적인 지중해 문어까지 그야말로 한가득이다. 양팔을 걷어붙이고 진한 해물 맛이 고스란히 담긴 토마토소스를 빵으로 싹싹 닦아 먹는 것이 항아리 해물찜에 대한 진정한 예의다.

◆베네치아 튀김과 멸치케이크

해산물 요리로 유명한 베네치아에서도 유독 토박이들이나 미식가만 알고 먹는 요리가 있다는 고급 정보를 입수했다. 한 해 딱 두 번 맛볼 수 있다는 베네치아 전통 게 튀김이다. 언뜻 보기에는 학창시절 도시락 반찬으로 가끔 싸가던 매콤달콤한 방게튀김과 비슷하지만, 한입 베어무니 보잘것없이 작은 게 튀김 하나에서 마치 대게 수십 마리를 내장째 갈아 한 숟가락 양으로 농축하여 먹는 것과 같은 맛이 난다. 산란기 직전의 살아 있는 게에 달걀물을 부어 잠시 기다린 뒤 밀가루만 솔솔 뿌려 높은 온도에 튀겨내는 것이 베네치아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게 튀김의 비결. 동그란 틀에 손질한 멸치를 가지런히 올리고 각종 허브와 마늘, 치즈와 빵가루에 신선한 토마토를 켜켜이 더해 오븐에 구워내면 등 푸른 생선 특유의 감칠맛이 어우러진 멸치케이크가 완성된다.

베네치아의 게 튀김과 멸치케이크는 베네토산 화이트와인과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빠빠베로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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