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관 포항가속기연구소 국립화하자”

  • 김기태
  • |
  • 입력 2017-06-23 07:35  |  수정 2017-06-23 07:35  |  발행일 2017-06-23 제7면
韓銀·대경硏 세미나서 주장
가속기 보유국 대부분 국립기관
격 차이로 국제간 연구협력 한계
정부지원 받은 日, 수출 3배 급증

[포항] 포항지역의 미래 먹거리가 될 가속기산업이 보다 큰 파급효과를 얻기 위해선 연구개발특구법 제정이 필요하고, 또 현재 민간 연구기관인 포항가속기연구소(포스텍 부설)를 국립화해 국제 연구협력에도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제안은 지난 20일 한국은행 포항본부와 대구경북연구원 미래전략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2017년도 지역경제 세미나’에서 나왔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기획조사팀장은 주제 발표에서 “가속기산업을 지역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가속기 소재 지역의 연구개발특별법 제정, 포항가속기연구소의 국립연구기관화, 가속기 공급업체와 이용기업 등의 네트워크 형성 및 지원체계 강화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가속기산업은 수요·공급 양측에서 효과가 발생하는 관계로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2010년 기준으로 3대 가속기 강국인 미국·독일·프랑스의 매출 규모는 40조원에 달한다.

특히 독일·스위스·프랑스·미국·캐나다·중국 등 세계 대부분의 가속기 보유국은 국립기관으로 가속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일본의 경우에는 가속기산업의 경제효과에 주목해 관련 법안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 이화학연구소는 산업계 이용촉진법(1994년)과 특정방사광시설의 공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SPING-8(3세대)의 산업계, 중소기업 등의 이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김 팀장은 “일본은 2002년 가속기연구소를 국립화하고 국립연구개발법인 이화학연구소법을 제정해 연구와 관련한 예산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본정부의 지원으로 일본의 가속기산업 규모도 커졌다. 가속기 시설 수출액은 2005년 29억엔에서 2015년 96억엔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가속기 수주액도 2005년 201억엔에서 2015년 418억엔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김 팀장은 “대부분의 선진국이 가속기를 국립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각종 재정 등 국가정책에서 우선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반면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하고 있는 포항가속기연구소(PAL)는 민간 연구기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가속기 연구를 통해 관련 산업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제 간 연구협력이 필요한데, 민간 연구기관과 해외 국립기관 간의 격 차이로 인해 협력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포항 4세대가속기 이용료는 비공개 산업체 과제의 경우 12시간에 5천만원이다. 대부분 재정 기반이 탄탄한 대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이며, 중소기업이 이용하기에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며 “가속기 기반 연구개발을 통한 경제파급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유사한 국립연구기관화와 국제 간 연구협력 강화, 외국인 연구자 유치 등을 위한 특별법(가칭 첨단가속기연구개발특구법) 제정 등 법적, 제도적 지원체계를 조속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기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