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불통행정’못 벗어난 국가보훈처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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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3   |  발행일 2017-06-23 제2면   |  수정 2017-06-23
피우진 처장, 대구지방보훈청 초도 순시
보고·비전 등 비공개…새정부 소통 역행

새 정부의 소통행보 속에서도 국가보훈처(대구지방보훈청)는 여전히 폐쇄적·권위주의적 구태(舊態)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22일 초도순시 차 대구지방보훈청을 방문했다. 이날 피 처장은 지방보훈청 업무보고를 받은 뒤 각 부서를 돌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초도순시는 통상 부처의 새 수장(首長)이 지역별 산하 기관을 순회하며 업무를 첫 점검하는 ‘상견례’ 형식의 자리다. 대부분의 정부 부처는 초도순시 때 업무보고 등 주요 내용을 언론 등에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피 처장의 초도순시 업무보고는 특별한 이유없이 ‘비공개’로 진행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대구지방보훈청은 40여분간의 업무보고는 물론 피 처장 인사말까지 언론의 취재를 원천 차단했다. 이날 언론에 유일하게 허용된 것은 업무보고 직전의 ‘국민의례’ 사진 촬영뿐이었다.

특히 대구지방보훈청은 피 처장의 업무보고 인사말을 향후 서면을 통해 언론에 전달하기로 해 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대구지역의 경우 △대구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 설립 △2·28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보훈대상자 처우개선 등 각종 보훈사업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초도순시에서 현안과 관련한 보훈행정의 비전을 제시·홍보하기는커녕 구시대적 밀실·불통행정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구지방보훈청 관계자는 “업무보고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은 내부적으로 건의할 사항이 있는 데다 대구지방보훈청 말고도 경북지역 보훈지청의 관련 자료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훈처장 인사말’에 대한 취재 불허용은 새로운 처장이 아직 업무파악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가보훈처 사상 첫 여성 수장인 피 처장은 예비역 육군 중령 출신이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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