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풍초등 55회 동창생, 졸업 50주년 수학여행

  • 이외식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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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1   |  발행일 2017-06-21 제14면   |  수정 2017-06-21
설악산 일원서 52명 함께 산행
현풍초등 55회 동창생, 졸업 50주년 수학여행
졸업 50주년을 자축하며 설악산으로 추억의 수학여행을 떠난 대구 현풍초등학교 55회 동창생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비선대 해넘이의 노을이 유난히도 고왔던 그날. 설악산의 짙은 그림자가 아쉬움으로 남아 헤어짐의 긴 그림자와 겹쳐 오버랩되자 동창생들은 깊은 상념에 빠진다. 짧은 만남의 기쁨이 긴 헤어짐의 현실 앞에 가리워져 모두는 마음이 무겁다.

대구 현풍초등학교 55회(1967년 졸업) 동창생들은 지난달 27~28일 졸업 50주년을 자축하는 추억의 수학여행을 설악산 일원에서 가졌다. ‘응답하라, 리멤버 1967년’의 아스라한 추억을 더듬으면서 그들은 50년만의 화려한 외출을 시작했다.

“니 장터거리에서 살던 그 시키 아이가. 우예 지냈노?” “문디 가스나, 우째 그리 무심했노? 니 얼굴 보니 눈물이 날라 칸다." 수십년만의 해후로 마치 이산가족 상봉처럼 나이를 잊은 채 여기저기서 포옹하는 정경이 정겨움으로 짙게 녹아난다.

이날 전국에 흩어져 살던 동창생 52명이 강원도 내설악 백담사 주차장에 집결해 봉정암까지 산행을 마치고 설악산 한 호텔로 이동해 본격적인 그들만의 만남을 가졌다. 50년 전 추억을 떠올리며 교가와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를 때는 기억의 저편으로 건너가 눈시울을 적셨고 재회의 기쁨까지 합쳐지면서 아름다운 기억 하나를 만들었다.

1960년대 몸서리쳤던 가난을 온몸으로 부대끼면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 시절을 회고하는 것 자체가 추억이었다. 교실이 부족해 오전·오후반으로 쪼개 2부제 수업을 했고 그나마 1학년 때는 운동장에서 노천수업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꽁보리밥과 강냉이죽 한 그릇에 허기를 채우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았던 그 시절을 상기하며 서로가 대견했다고 격려했다.

이날 함께한 동창생들은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각계각층에서 열심히 살아온 친구 모두가 자랑스럽다" 면서 “특히 1천800만원의 소요경비를 쾌척한 몇몇 친구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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