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神으로 가는 비밀노트 번외편] 평범한 학생의 성적향상 비법

  • 이효설
  • |
  • 입력 2017-06-19 07:34  |  수정 2017-06-19 09:04  |  발행일 2017-06-19 제15면
수시 기회균등 전형으로 서울대 합격한 배민준군
“수시는 꿈에 대한 적극성 보는 전형…스펙 연연말고 동아리활동 해보길”
20170619
서울대 체육교육과 배민준군이 지난 15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마당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공부를 해야만 하는 자신만의 계기를 만들고, 스펙에 연연하지 말고 한 가지의 동아리활동에 매진할 것을 권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내신은 4.6등급으로 다소 초라했다. 2학년 때 2등급으로 크게 한 번 도약하더니 3학년 1학기 땐 1.6을 찍었다. 이 드라마틱한 성적의 주인공은 올해 대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당당히 붙었다. “보통 학생들의 마음을 안다”며 자신을 소개한 배민준군(19)에게 공부법과 더불어 수시전형 대비법에 대해 들어봤다.

인생의 터닝포인트 등산동아리
고교 3년간 전국 명산 20여곳 올라
60㎞ 극복등행대회서 우승도 차지
성취감 느끼며 체육교사의 꿈 가져

4.6→2→1.6 내신등급 껑충
틀린 문제는 좀더 디테일하게 분석
헷갈리거나 찍어 맞힌 문제도 공부
한 문제라도 제대로 아는 것이 도움

▶1학년 때 성적으로는 꿈도 못 꿀 대학에 합격했다.

“맞다. 수시 전형(기회균등)으로 붙었다. 수시는 성적보다 꿈에 대한 적극성을 보는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입시 자체를 위해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준비하지 않고 내 꿈을 위해 필요한 활동들을 찾아 무던히 즐기면서 해오다 보니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했나.

“학교 산악부에서 활동하며 3년간 전국의 명산 20여곳을 올랐는데, 이 경험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고1 때 원하던 방송반에 떨어져 담임 선생님께서 지도하는 산악부에 들어갔는데, 이때부터 인생의 어떤 계기 같은 것이 생겼다. 학교에선 아무래도 입시 위주니 선생님, 친구들과 소통하는 게 힘들기도 했는데, 산악부는 정이 넘쳤다. 나보다 10~20세 많은 학교 선배와 등산을 했는데, 마치 친동생이나 자식 대하듯 아껴주셨다. 학교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주고 고민거리도 친형처럼 들어주셨다. 매달 등산 때마다 맛있는 밥을 사주셨는데 너무 자주 얻어먹어 부담을 느낄 정도였다(웃음). 이렇게 한번 두번 산을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서 손을 뗐다. 매일 학교에 가듯 산에 오르는 것이 일상이 됐다. 등산이 정말 좋아졌고, 등산 후 월요일엔 몸도 마음도 가뿐해 학교 수업이 머리에 잘 들어오기 시작했다.”

▶클라이밍 대회도 나갔다던데.

“고1 때 나름 실력을 갈고닦아 대구시교육감배 클라이밍대회에 나갔는데 저조한 성적으로 꼴찌를 했다. 대회에선 암벽등반, 지도 보기, 응급처치 등을 평가하는데 아무래도 연습이 부족했나 보다. 산악부 활동에 더 적극 임했다. 얼마 후 제56회 전국 60㎞ 극복등행대회에 나가 남자 고등부에서 우승을 했다. 성취감과 승부욕을 동시에 느끼면서 장래 꿈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해봤다. 체육교사가 되어 육체적 활동을 통해 학생들과 교류하며 어떤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는 “꿈이 생긴 것은 학교 동아리 활동인 등산부 활동을 열심히 해서 얻은 것이었다. 공부에 방해된다며 안 했거나 단순히 스펙만 생각해 형식적으로 했다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동아리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무엇이든 성심을 다하면 비록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내신 성적이 극적으로 향상됐는데, 공부 비결에 대해서 알려달라.

“시험 결과를 분석했다. 쉽게 말하면 틀린 문제를 다시 푸는 것인데, 나는 좀 더 디테일하게 분석했다. 못 하는 것은 왜 못하는지 생각해보고, 잘못된 방식을 찾아내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즉 수학에서 어떤 유형의 문제를 계속 틀리면 자신이 어떤 개념을 몰라서 틀렸는지, 시간이 부족해 못 풀었는지, 실수했는지를 명확하게 판단해보자. 그런 문제를 모조리 틀린 것으로 가정해 점수를 내면 정신이 번쩍 든다. 틀린 이유를 확실히 알고 앞으로 안 틀릴 방법을 연구한다. 어떤 개념을 몰랐다면 그 개념을 다시 공부하면 되고, 시간이 부족했다면 빨리 푸는 연습을 해보는 식이다. 또 오답 문제를 공부할 때 틀린 문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헷갈렸던 문제, 보기 문항 중 한 개라도 이해가 안 됐던 문제, 찍어서 맞춘 문제 등 조금이라도 모르는 문제는 싹 다 다시 공부했다.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보다 한 문제라도 제대로 아는 것이 성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수시전형으로 입시 준비를 하는 후배들에게 팁을 준다면.

“학교는 교과 과목은 물론 비교과 역시 배울 수 있는 곳이란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시험과목도 중요하지만 수시는 비교과에서 승부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동아리 시간을 적극 활용하라. 평소 관심분야나 진로 관련 비교과를 찾아내 고교 3년 동안 동아리 시간을 통해 꾸준히 경험해보라. 스펙 따기 유리하거나 손쉬운 데만 기웃거리면 별로 얻는 게 없다.”

▶성적이 안 오르는 수험생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안 오르는 것은 방법이 잘못됐다는 신호다. 잘못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 하루빨리 방법을 바꿔야 한다. 그렇게 해서 노력하면 성적은 오른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방식이 옳을 때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성적이 안 오른다고?

-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안 오르는 것은 방법이 잘못됐다는 신호다. 잘못된 방법이 있는지 고민해 하루빨리 방법을 바꿔야 !"

20170619
기자 이미지

이효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