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팅어 3.3터보 GT 시승기] 스포츠모드서 가속페달 밟자 순식간에 100㎞ 돌파…역시 물건이네

  • 이연정
  • |
  • 입력 2017-06-17 07:48  |  수정 2017-06-17 09:14  |  발행일 2017-06-17 제12면
브레이크에 발 올리자 급감속
세계적 브렘보의 제동력 실감
스포츠세단 답게 시트 낮추고
몸 꽉 잡아주는 버킷 시트 장착
고속주행서도 정숙·안정 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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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예약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출시 전부터 ‘사전 시승예약’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말 야심차게 내놓은 스포츠 세단 ‘스팅어’ 얘기다. 스팅어는 출시 19일 만인 지난 8일, 계약대수 2천700대를 기록했다. 올해 8천대, 내년 월 1천대로 잡은 판매 목표를 감안하면 한 달 만에 목표의 2.5배를 훌쩍 넘어섰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구매자는 남성(84%)이 대부분이었고, 30~40대가 5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아자동차 수성지점 관계자는 “시승과 계약 문의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디자인과 성능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스팅어를 타고 대구 수성구 월드컵대로와 고속도로 등 총 80여㎞를 달려보며 주행·제동 성능 등을 확인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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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모드 골라 타는 재미

우선 컴포트 모드로 드라이빙 모드를 설정하고, 시내 주행을 시작했다. 저속 주행시 조향감각을 가볍고 부드럽게 해주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을 장착해 안정감이 느껴졌다. 스팅어는 스마트·에코·컴포트·스포츠·커스텀 등 5가지 주행모드에 따라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 변속 패턴이 다르게 제어돼 주행 환경이나 운전자의 성향에 맞는 최적의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차량이 시내를 벗어난 뒤 기어 아래에 있는 다이얼을 돌려 주행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꿨다. 가속페달을 밟자 머리와 몸이 뒤로 쏠리며 ‘오, 이거지!’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찌르는, 쏘는 것’을 의미하는 차명(車名)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순식간에 rpm이 4천을 넘었고, 속도계 바늘은 100㎞를 돌파했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 4.9초가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페달을 밟자 rpm은 5천까지 치솟았다. 머리털 나고 처음인 속도계 위치를 보니 운전대를 잡은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차량 내부는 조용했고, 체감 진동이 적어 속도감도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만큼 안정감과 정숙성이 뛰어났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를 밟자 순식간에 속도가 줄었다. 세계적인 브레이크 제조사 브렘보의 성능은 드라이빙 성능만큼이나 우수했다.

스포츠 세단치고 약한 배기음은 아쉬움을 남겼다. 스팅어는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과 연동해 해당 모드의 주행 특성에 매칭되는 엔진음을 생성해 스피커로 내보내는 ‘액티브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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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중심의 내부 공간

스팅어의 크기는 전장 4천830㎜, 전폭 1천870㎜, 전고 1천400㎜다. 기존 중형세단보다 전장은 25㎜가량 짧지만, 휠베이스가 2천905㎜로 100㎜ 더 길어 안전성과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이미지의 헤드램프, 대형 에어 인테이크와 볼륨감 있는 후드가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후면부는 곡선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타원형 듀얼 트윈 머플러가 세련미를 더했다.

트렁크는 바닥이 깊진 않지만 골프백 2개는 실을 수 있을 정도다. 2열 시트백을 접으면 트렁크 용량은 1천114ℓ에 달한다. 스마트 테일게이트 시스템을 적용해 양손에 짐이 가득하더라도 후면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트렁크문이 열린다.

내부 인테리어도 운전자에 의한, 운전자를 위한, 운전자의 맞춤 기능으로 채워졌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속도, 내비게이션 경로 안내와 전·후방 충돌경고 등 다양한 정보가 투영돼 시선 이동을 최소화했다. 센터페시아는 플로팅 타입의 8인치 디스플레이와 3개의 송풍구, 버튼이 깔끔하게 배치됐다. 기어노브 우측으로는 컵홀더가, 하단에는 주행 중에도 차량 외부에 장착된 4대의 카메라로 사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 버튼과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 등이 위치해 있다. 기어노브 상단의 트레이에 올려둔 스마트폰은 주행 내내 자동으로 충전됐다. 주행 내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시트의 영향이 컸다. 버킷 시트가 몸을 꽉 잡아주고, 헤드레스트도 푹신하게 느껴졌다. 또 스포츠 세단답게 차량의 전체적인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다. 앉은 키가 작은 탓에 핸들에 가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전혀 보이지 않아 한참을 시트 조절에 매달린 뒤 출발할 수 있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3.3 터보 GT 후륜구동 가솔린 모델에 드라이브 와이즈2(전방 충돌경고, 차로 이탈 경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와 와이드선루프 옵션이 적용됐으며, 가격은 5천만원대 초반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오로라블랙펄의 익스테리어와 브라운의 인테리어 색상이 고급스러움과 무게감을 더했다.

글·사진=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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