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대가야읍 궁성지서 성벽·해자시설 첫 확인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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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17 07:20  |  수정 2017-06-17 09:12  |  발행일 2017-06-17 제8면
궁성 추정지서 토기 등과 발견
대가야 행정 중심지 입증 근거
단편적 기록 실증할 단서 확보
20170617
16일 대가야의 궁성지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가온문화재연구원 정상석 원장이 고령지역 문화해설사에게 궁성지 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고령] 고령 대가야읍 연조리 594-4에서 해자(성 주위의 도랑)와 성벽이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가온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연조리 주택 신축 터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 결과, 대가야시대 궁성지로 보이는 구릉 바깥쪽에서 해자·성벽과 토기 등 유물이 확인됐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이곳의 매장문화재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된 표본조사에서 해자 시설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해자시설과 나란히 연접해 축조된 토성이 확인됨에 따라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대가야의 행정 중심지인 궁성지가 이곳임을 입증할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기단부에 돌을 쌓고 판축상으로 뒤채움하는 대가야의 토목 건축 방식을 밝혀냈다. 백제나 신라의 궁성지 토성 축조방식과 비교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문헌기록에 단편적으로 전해오던 대가야 관련 기사를 실증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삼국사기의 대가야 멸망 관련 기사에 등장하는 대가야의 궁성문인 전단량에서 ‘량(粱)’의 실체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축조 당시의 성벽 규모를 추정할 때 해자의 폭은 10m가 넘는 규모가 되는데, 이를 가로지르는 교량이자 성문으로 기능한 교량(들다리)을 충분히 상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고령군은 죽은 자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지산동고분군(사적79호), 유사 시 피난장소로 쓰인 배후 대피성인 주산성(사적61호)과 더불어 이번에 생활공간이었던 궁성지가 확인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대가야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궁성 추정지 추가 발굴조사와 학술용역을 실시해 정확한 근거를 마련하겠다. 국가지정문화재 추가 지정, 성벽 복원과 궁성 복원공사 등을 추진해 영호남에 걸쳐있는 가야의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고령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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