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류마티스 관절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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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06  |  수정 2017-06-06 07:51  |  발행일 2017-06-06 제16면
한 번 손상된 관절, 완치 어려워 조기진단·치료 가장 중요
주로 30∼40대, 여성에게서 발병률 높아
피로감·쇠약·체중감소 등 전신증상 동반
60∼70% 2년이내 통증·변형 등 기능장애
약물치료로 합병증 예방 꾸준히 관리해야
[전문의에게 듣는다] 류마티스 관절염
더블유병원 우상현 원장·류마티스센터 김지나 과장
[전문의에게 듣는다]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 특정관절에 강직·통증·부기가 6주 이상 나타남
진단: 혈액검사·혈액 속 염증지표물질·영상검사 등
약물치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스테로이드·항류마티스 약물 투여
치료·예방: 완치 어려우나 조기 진단·치료, 꾸준한 관리로 합병증 예방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체 인구의 1% 정도가 앓는 흔한 질환이다. 주로 30~40대에서 약 80%의 환자가 발병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유전적 요인과 여성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볼 때 호르몬과의 연관성 그리고 환경적 요인으로는 흡연이 있으며 한 가지가 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외부의 질환이 아닌, 스스로 인체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증상은 초기에 관절 부분이 붓고 뻣뻣해지며 통증도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아침에 나타나며 점차 시간이 길어져서 오전 중에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더블유병원 류마티스센터 김지나 과장은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뿐만 아니라 피로감, 쇠약감, 체중 감소와 미열 같은 전신 증상이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며 “주로 손목 및 손가락, 발목 및 발가락, 무릎 관절이다. 심지어 안구 건조와 같이 눈에도 오고, 폐를 침범해 간질성 폐질환을 동반하고, 피부에는 혈관염과 류마티스 결절이라는 관절 주위에 혹 같은 것을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지 않으면 오랜 기간 고통을 주게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특정 관절에 강직·통증·부기가 6주 이상 나타남), 혈액검사(류마티스 인자, 항CCP항체 양성), 혈액 속 염증지표물질(CRP 등 수치 상승), 영상검사(관절 활막 염증 유무) 등 종합적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치료에 쓰이는 약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스테로이드, 항류마티스 약물, 그리고 최근에 많이 쓰이는 생물학적 제제로 나눠질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병이 시작되고 관절 조직의 변형이 오며, 2년 이내에 60~70%가 진행되므로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붓고 통증을 넘어 관절이 휘어지는 등 심각한 변형과 그로 인한 기능장애가 발생할 경우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관절은 재생이 불가능한 대표적인 기관이다. 한 번 관절이 손상돼 변형이 일어나면 원상복구하는 방법은 없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린 환자들의 관절 속을 들여다보면 활막(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이 마치 암덩어리처럼 자라 있다. 이렇게 암덩어리처럼 자란 활막이 물렁뼈와 뼈, 심지어 힘줄과 같은 정상적인 관절구조를 파괴하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육안으로도 볼 수 있는 관절변형을 일으키게 되며 결국 완치는 어렵고 수술적인 방법을 제외하고는 회복이 불가능하게 된다.

더블유병원 우상현 병원장은 “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해져 관절의 변형과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숙명으로 생각하고 평생을 힘들게 살아간다”며 “하지만 이런 경우 약물치료와 함께 두꺼워진 활막을 제거하거나 변형된 관절을 외과 수술을 통해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병의 진행이 빠르고 약물을 통한 조절이 쉽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들에서는 활막염이 더 심해지고, 이로 인한 관절의 변형 및 기능장애가 빨리 진행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뿐만 아니라 힘줄에 침범해 끊어버리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아 수술하는 환자 중에는 정중신경의 압박 원인이 류마티스인 경우도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 수술과 함께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의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또 활막염이 심해 손가락의 힘줄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손가락 자체를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김 과장은 “이제까지 류마티스 환자들은 관절 변형이나 기능장애를 숙명으로 받아들였고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체념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신체적 장애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경우도 많다”며 “오죽하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우회의 명칭이 ‘gold ring(금반지를 끼고 싶다는 뜻)’이겠냐. 심각한 관절 변형 또는 기능장애가 있다면 약물치료와 함께 수부외과 전문의를 통한 외과적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불치병이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과 같이 꾸준히 관리를 하면 합병증을 줄이고 잘 지낼 수 있는 병이다. 그러므로 꾸준히 치료해야 하며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더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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